◎최소한 3∼4개 분야를 임기중 세계수준 육성/총장선거방식 개선검토/큰아들 병역물의는 죄송10일 제22대 서울대 총장으로 임명된 이기준(李基俊·60·응용화학부) 교수는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업적을 남기는 총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대 구조조정안은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총장으로서 서울대를 어떻게 이끌어갈 생각이십니까.
『학문을 전수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민족의 미래를 짊어질 다양한 자질을 갖춘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대학교육의 축을 교수위주의 공급자중심에서 학생위주의 수요자중심 교육으로 과감히 전환하겠습니다. 특히 학생들에게 협동의 미덕과 사회적 책임감을 체득하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입니다』
서울대를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구상은 무엇입니까. 『서울대는 연구성과 측면에서 사실 「우물안 개구리」입니다. 이제 국내무대를 벗어나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쟁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치열한 내부경쟁이 있을때만이 경쟁력있는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임기중 최소한 3, 4개 분야는 세계무대에서 1,2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지원할 생각입니다』
당면 현안인 2002년 서울대 구조조정안을 어떻게 추진할 생각이십니까.
『학제 개편안을 두고 교수 사이에 감정적 대립까지 빚어지는 등 치열한 학내논의 과정을 거친게 사실입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서울대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서울대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혁의 주체인 교수들의 자존심을 되찾아주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구조조정이 학내 여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추진되면 부작용이 더 클 것입니다. 전임 집행부가 마련한 학제개편안 가운데 좋은 점은 따르되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은 대목은 재논의해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세밀하게 진척 사항을 검토한뒤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잡아 가야죠』
교수들 중 상당수는 구조조정으로 순수학문 분야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데…
『모든 학문분야를 존중해야 합니다. 대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를 통해 세계 문화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순수학문 분야의 아카데미즘과 응용학문 분야의 프로페셔널리즘이 연구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분야간 조화를 도모하겠습니다』
요즘 사회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서울대 폐교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대는 기득권을 옹호하기보다 국가와 민족의 장래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총장 선거 방식에 대한 의견은.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현행 선거방식은 연기명으로 투표하는 등 불합리한 점이 많았습니다. 취임후 학내의견을 수렴해 개선할 생각입니다』
두 아들의 병역문제를 비롯해 재산형성 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임명이 늦춰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든 것이 깨끗했더라면 좋았을텐데 물의를 일으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큰 아들이 이중국적자로 병역을 마치지 않은 점에 대해 아버지로서 대신 사과드립니다. 또 큰 아들이 지금이라도 병역의무를 다하기 위해 귀국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총장직을 수행해 부끄러움을 극복해내겠습니다. 지난 90년 공대학장으로 일하면서 신고한 재산액은 12억원 가량 됩니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내려 재산이 더 줄었을 것입니다. 투기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총장 도전 삼수 끝에 당선된 감회는.
『오랜 도전끝에 총장에 당선돼 기쁩니다.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총장에 당선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지·덕·행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공대학장으로 일하면서 지켜본 교수들이 나의 실천력을 인정해 준 것 같습니다』
대학구성원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나는 부족하지만 서울대의 발전을 위해 누구 못지 않은 정열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수와 직원, 동문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믿습니다』<이동준 기자>이동준>
□약력
▲충남 아산(60)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공대(화학공학과)졸 ▲미 워싱턴대 박사 ▲미 미시간주립대 초빙교수 ▲서울대 공대학장 ▲전국공대학장협의회장 ▲한국공학기술학회장 ▲한국공학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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