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치문제를 일단락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부터 22일까지 베이징(北京), 콸라룸푸르, 서울을 돌며 정상외교에 전념하게 된다. 12일간 무대를 5곳으로 옮기며 단독정상회담만 7차례 치르는 「외교 장정(長征)」이다.김대통령으로선 경제위기 극복과 대북(對北)포용정책에 대한 지지 획득이라는 정권 초반 외교정책의 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기간이다.
1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 방문에서는 수교후 6년동안 「선린협력 관계」로 규정돼온 양국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게 주안점이다. 따라서 경제 통상관계에 집중돼온 협력관계를 정치안보 문화예술 국민교류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여러 가지 합의가 예상된다. 정부측은 이같은 합의를 공동발표문으로 문서화하기를 원하고 있고, 중국측은 개별 발표나 공동언론발표문으로 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협상의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에서 김대통령의 최대관심은 대북정책에 대한 양국간 공감대를 형성하는 문제가 될 것같다. 북한의 「지하시설」에 대한 핵의혹을 둘러싸고 한반도의 「위기설」이 일각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과 특수관계를 갖고 있는 중국과의 정책조율은 어느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결과는 곧바로 21일 개최될 클린턴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 의제로 연결될 전망이다.
16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김대통령의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병행발전론이 국제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다. 이번 APEC의 의제는 무역·투자의 자유화, 경제·기술 협력, 금융안정 등 3가지로 요약되나, 선진국과 개도국간 입장 차가 심해 상당한 논란과 화제가 예상된다. 김대통령은 무역투자의 자유화, 개방화를 지지하면서도 아시아 위기극복을 위해 미·중·일 등 3대 강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할 계획이다. 선진·개도국 양대진영에 균형적인 노선을 제시함으로써 리더십과 영향력을 확보하자는 의도다.
20일 귀국하는 김대통령은 여장을 풀자 마자 21일 한미정상회담에 임한다. 클린턴 대통령과는 6월 방미이후 맺어온 개인적 신뢰관계를 돈독히 하는 동시에 대북포용정책을 추진하는 동맹자로서의 유대관계를 재확인할 계획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김 대통령 정상외교 일정
△중국방문
11일-베이징 도착
재중 한국인 간담회
12일-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및 조약식 참석
베이징대 연설
국빈만찬
13일-내외신 기자회견
첸지천부총리 접견
한·중 경제인 주최 오찬연설
후진타오부주석,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 접견
주룽지총리 내외접견, 만찬
14일-상하이 도착
한·중 경제인 주최 연설회
상하이 당서기 주최 만찬
APEC정상회의, 홍콩 방문
15일-콸라룸푸르 도착
16일-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APEC 최고경영자회의 연설
17일-한호주 정상회담
한·캐나다 정상회담
한·칠레 정상회담
마하티르총리 주최 만찬
18일-APEC 정사회의
정상선언 발표
19일-한·홍콩 경제인 주최 연설회
홍콩특구 행정수반 만찬
20일-서울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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