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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댐을 흐르는 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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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댐을 흐르는 댐으로”

입력
1998.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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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서 깨끗한 물 흘려보내도 팔당호 표층수에만 영향줄뿐/터널 뚫거나 파이프 등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바닥 오니 등 제거팔당댐 준설이나 식수전용댐 건설처럼 비용과 부작용이 많은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 수도권 시민의 안전한 식수를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왔다. 팔당댐에 파이프를 설치하거나 터널을 뚫어 신진대사가 가능한 「흐르는 댐」으로 개조하자는 제안이다.

팔당댐은 댐 상층부에 설치된 수문을 따라 표층수만 흐르고 바닥에 쌓여있는 2,900만여톤의 오니와 1억여톤의 심층수는 25년간 거의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엄청난 돈을 들여 오염원을 차단, 깨끗한 물만 호수로 들여보내더라도 수질개선은 불가능하다. 팔당호의 경우 오니와 심층수의 오염유발효과가 3∼5%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한강지천에서 223만톤의 퇴적물을 걷어내자 오염물질인 총인(TP)이 46% 낮아진 것으로 볼 때 오니가 수질오염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하다.

반면 팔당댐을 흐르는 댐으로 개조하면 오니와 심층수를 위로 퍼내지 않고 바닥에서 아래로 빼내기 때문에 취수구 주변을 오염시킬 우려가 없고 건설비용이 3,000억∼4,000억원밖에 들지않아 준설 비용 2조∼3조원, 전용댐 건설비용 4조∼5조원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건설 기간도 6개월∼2년으로 예상돼 3∼5년이 걸리는 준설이나 전용댐보다 효율적이다.

국내 토목학계의 최고 권위자인 서울대 안수한(安守漢·토목학과) 명예교수는 오니와 심층수를 배출하기 위해 철제파이프의 일종인 사이폰관을 댐 바로 안쪽 호수바닥에서 댐 상층부를 거쳐 바깥쪽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댐 기저부에 구멍을 내는 것이지만 이는 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사이폰관을 댐 위로 넘겨 연결하면 수심 29m에서 만들어지는 수압에 의해 오니와 심층수를 동력없이 댐 바깥쪽으로 내보낼 수 있다는 논리다.

국책사업 전문연구기관인 동서문명연구원(원장 이성구·李成求)은 올해초 터널을 뚫어 오니와 심층수를 뽑아내는 팔당댐 개조안을 만들어 특허출원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호수 바닥에서 출발해 댐 바로 옆 바위산 내부를 통과, 바깥으로 연결되는 터널을 만들어 오니와 심층수를 빼낸뒤 PVC파이프를 통해 구리 등 인근 하수처리장까지 보낸다. 호수 바닥에는 국내에서 이미 개발돼 있는 잠수정을 투입해 퇴적물을 터널 입구로 모은다.

이같은 팔당댐개조론에 대해 한양대 윤태훈(尹泰勳·지구환경건설공학부) 교수는 『외국에는 오염이 심각한 대형 취수원이 거의 없어 댐을 신진대사형으로 바꾸는 방안이 논의된 적이 없으나 수도권 유일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이 크게 악화한 현실에 비춰 검토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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