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엔 문명충돌 없다”/이란 외무차관이 발제/“향후 행동방안 구체화” 결의/헌팅턴 ‘문명 충돌’과 달라 주목「문명 충돌은 없다」
유엔 총회는 4일 21세기를 여는 첫 해인 2001년을 「문명간 대화의 해」(UN Year of Dialogue among Civilization)로 선포했다. 이는 인종, 이념, 종교 등 문화의 충돌로 점철된 인류 역사를 20세기로 마감하고 인류 화합의 새 장을 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유엔의 주장은 하버드대 새뮤얼 헌팅턴교수가 21세기에는 각문명권간의 충돌이 거세질 것으로 본 96년의 저서「문명의 충돌」과 관련, 주목을 끌고 있다.
발제자인 이란의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차관은 국제사회간 불신과 편견, 또한 전쟁에는 서로에 대한 몰이해가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류의 다양성은 힘의 원천이지, 결코 분열의 원인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자리프차관은 대화를 통해 서로 다른 이상과 비전에 대한 상호 이해를 높여 폭력을 몰아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을 신청한 이집트 대표는 대화는 문명간 동등성에 기초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간 개발의 정도, 힘의 차이가 존재한다면 대화의 의미는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도 대표는 이상해 보이는 외래 문명이 꼭 위험하다거나 비문화적이라는 고정된 인식을 타파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제로의 통합과 자유화 확대는 민족 국가의 통제력 상실을 의미한다면서 이제 절대 주권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대표는 국제사회가 「풍요로운 문명의 교차로」를 속히 창설하자고 역설했다.
총회는 이어 이란을 비롯한 38개국이 공동 발의한 슬로건을 투표없이 채택했다. 북한도 추후 공동 발의자로 동참했다.
결의안 형태로 이뤄진 슬로건은 ▲새 밀레니엄을 맞아 참신한 글로벌 관계를 출발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집단적 노력 ▲상호 이해와 존경의 새 패러다임에 기초한 좋은 미래를 후손에 물려주기 위한 의지 등 두가지 내용을 담고 있다.
총회는 10일 열리는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에서의 논의를 시작으로 향후 정부 및 비정부간 차원의 회의를 통해 행동방안을 구체화하기로 결의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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