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車 급발진 오작동 전자파탓 가능성 높다”/원인·책임소재 파문 예상최근 빈발하는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의 급발진사고 원인이 전자파에 의한 오작동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공식 감정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사한 사고의 원인규명과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큰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5일 인기탤런트 김수미(49·여)씨의 시어머니가 치어 숨진 고급 외제승용차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감식 결과, 『(전자파의) 일부 주파수대역에서 시동이 꺼지는 문제점이 노출됐으며 운전자의 의지에 상관없이 주행속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과수가 이날 경찰에 통보한 감식결과에 따르면 사고를 낸 차량은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감지되는 수준인 3MHz주파수의 전자파에서도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또 109MHz의 전자파에서는 시속 26.2㎞로 달리던 차량이 39.0㎞로 빨라지는 등 48.8%까지 속도가 급증했다. 이밖에 전자파 내성 시험후 엔진제어장치(ECU) 진단 결과 변속기어레버(Selector Lever) 위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등 4가지의 고장과 결함이 발견됐다. 그러나 국과수는 『이같은 속도증가까지는 20초가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 급가속이라고 단정할 수 없으며, 차량의 제동장치와 제어계통 주엔진 등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자파에 의한 차량의 오작동 운행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는 등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시어머니 김옥환(74)씨는 지난 8월15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유소 벽에 며느리가 출연할 연극포스터를 붙이다 주변에 대기하던 며느리 김씨 소유의 서울 52너8348호 승용차(운전사 김종우·金宗佑·56)를 불렀으나 후진하던 이 차가 돌연 급가속하는 바람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당시 운전사 김씨가 브레이크 대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을 가능성도 조사했으나 김씨가 운전경력 30년이 넘는 베테랑인데다 1차충돌 후에도 계속 급후진한 사실을 설명하기 어려워 차량을 국과수에 보내 검사를 의뢰했었다.
김씨측 변호사는 이같은 국과수의 감식결과에 따라 승용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제조회사측은 『승용차 출고전에 전자파 검사 등을 충분히 하고 있다』며 『경찰수사가 아직 마무리 되지 않아 무어라 말할 수 없으나 민사소송이 제기될 경우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94년이후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의 급발진 사고는 경찰과 소비자보호원 등에 100여건이 접수되는 등 최근 들어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김호섭 기자>김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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