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로씨 思母편지 뒤늦게 공개/아들과 함께 싸운 어머니 애타게 그려30년째 복역중인 재일동포 2세 김희로(金嬉老·70)씨가 3일 숨진 어머니 박득숙(朴得淑·89)씨를 애타게 그린 편지가 뒤늦게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일 박삼중(朴三中) 스님이 공개한 편지에서 김씨는 『병환으로 쓰러질 때까지 고령의 몸으로 아들과 함께 싸워 왔다』고 어머니를 회고하고 『한국 어머니의 존엄스런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고 적었다. 편지는 『우리나라에서 「아버지」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됐던 것을 일본에서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다. 저도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분투하여 주신 숭고한 모습을 동포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말로 이어졌다. 또 『어머니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자료를 상자 하나 가득 가족이 보관하고 있으니 한국의 동포에게 전해달라』는 부탁으로 어머니에 대한 정을 그렸다.
그러나 어머니 박씨는 「교도소 밖에서 아들을 한 번만이라도 안아보고 싶다」는 생전의 소원을 이루지 못한채 김씨가 복역중인 일본 시즈오카(靜岡)교도소 인근 양로원에서 숨졌다.
김씨는 편지에서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을 모국인 한국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써 가석방으로 풀려나면 한국에 거주할 뜻을 비쳤다. 『지금에 와서 70년 인생을 되돌아 보면 파란만장한 극적인 일생이었다고 다시한번 통감한다. 일본땅에서 경험한 것과 보고 들은 일들을 동포들이 알면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란 대목에선 여전히 누그러들지 않은 일본인에 대한 감정을 엿보였다.
김씨가 9월10일 박스님에게 답신으로 쓴 편지 말미에는 『경제재건과 발전 그리고 민족의 번영을 일본의 형무소에서 빌겠다』고 일본말로 적혀 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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