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PCS 의혹 이미지 불식 기대「모처럼 가슴 편 2H」,「고개숙인 5대 그룹」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구조조정에 모범을 보인 13개 기업 대표를 초청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움추려있던 「2H」(한화 한솔) 가 오랜만에 고무됐다. 반면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며 청와대 만찬에 초대받지 못한 5대그룹은 정부의 강도높은 구조조정 칼날이 언제, 어떻게 내려칠지 몰라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미지 쇄신 기대하는 2H
한화와 한솔은 김승연(金昇淵) 회장과 조동만(趙東晩) 부회장의 청와대 만찬 참석이 실추된 그룹 이미지 만회와 신용도 회복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는 청와대 만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문민정부시절 김회장 형제간 재산분쟁 및 외화밀반출 문제로 미운털이 박혀 찬밥신세를 겪은데다, 이번 정부에서도 한때 부실기업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한화는 연초 부채비율이 1,000%이상 치솟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청와대 만찬은 정부가 그동안의 그룹 노력을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그룹의 신용도가 크게 높아져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솔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 따낸 개인휴대통신(PCS)사업에 대한 특혜의혹이 불거져 경영진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돼 재판을 받는 등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았었다. 한솔은 이 때문에 한때 자금악화설에 시달리고 외자유치가 차질을 빚기도 했다. 한솔PCS는 캐나다의 BCI와의 2억5,000만달러 외자유치협상이 거의 성사된 상태에서 PCS특혜의혹이 터져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솔 관계자는 『청와대 만찬은 해외파트너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줘 향후 외자유입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긴장하는 5대 그룹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은 청와대 만찬에 초대받지 못한 것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 만찬은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을 채찍질하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였던 것으로 재계는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의 「낙제점 평가」에 대해 불만도 없지 않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가 제시했던 3대 업종의 빅딜보다 많은 7개 업종의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더디다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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