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부터 ‘명동의 노래를 들어라’ 공연/90년 대학로에 밀려 폐쇄공연예술의 명소 창고극장이 8년만에 부활했다. 극단 창작마을대표 김대현씨가 「명동창고극장」이라는 간판을 걸고 27일부터 새 작품 「명동의 노래를 들어라」(우봉규 작·연출)를 시작했다. 극장대표는 탤런트 홍순창씨가 맡았다.
대학로시대가 열리기 전 70년대 공연예술의 메카는 명동이었다. 지금은 장충동으로 옮겨간 국립극장은 물론이고 69년 문을 연 최초의 민영소극장 카페떼아뜨르도 여기에 있었다. 퇴계로엔 연극인회관이 있었다.
75년 극단 에저또가 문을 연 창고극장 역시 명동의 명소였다. 주인이 바뀌면서 에저또창고극장, 삼일로창고극장, 떼아뜨르 추 삼일로등으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90년까지 공연이 올려졌다. 초기엔 소극장운동의 실험성이 있었고 83∼85년엔 추송웅씨의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다 90년 대학로에 밀려 창고극장은 문을 닫았다. 그 뒤론 김치공장 인쇄소 창고등으로 쓰였다.
일부에선 『대학로에 밀려 극장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부터 앞세우지만 김대현 홍순창씨는 『연극인이 버린 곳을 다시 챙겼을 뿐』이라고 말한다. 80년대 말 이 무대에 섰던 단원 노진우 정수찬씨등의 권유가 극장부활에 큰 힘이 됐다. 「연극인의 귀소본능」이랄까. 9월11∼13일 개관기념공연으로 「결혼굿」을 올린 심우성씨는 75년 개관당시를 떠올리며 『죽은 자식이 살아난 듯하다』고 말했다.
김대현씨는 벌써 내년 9월까지 공연계획을 잡아놓았다. 내년 4∼5월 MBC 일일극 「보고 또 보고」의 작가 임성한씨의 「솔로몬 도둑」을 이재갑 PD가 연출하고, 7∼8월엔 김대현 작 「명동 명동 명동」을 뮤지컬로 공연하는등 5개작품이 대기하고 있다. 작가들이 모인 극단답게 창작극 위주다. 김씨는 공장으로 쓰이면서 1m쯤 높아진 바닥도 직접 파낼 생각이다. 11월29일까지 계속될 「명동의 노래를 들어라」는 명동과 대학로에서 20년간 연극을 해온 42세 연극배우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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