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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뱅이 김종석 사장(성장기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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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뱅이 김종석 사장(성장기업인)

입력
1998.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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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상표 중저가 청바지로 ‘돌풍’/국내 최다 80여종 디자인/5년만에 올매출 200억원「미국에는 리바이스, 한국에는 잠뱅이가 있다」

청바지전문업체인 (주)잠뱅이의 김종석(金鍾錫·46) 사장은 외제 상표가 판치는 청바지시장에 뛰어들어 우리 상표로 승부를 걸고 있다. 그가 만든 「잠뱅이」라는 상표의 청바지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돌풍을 일으키며 가장 많이 팔린 청바지로 떠올랐다.

김사장은 85년 남대문시장에서 청바지도매업을 하던 중 우리말로 된 청바지상표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어린 시절 기억과 사전을 뒤져 잠뱅이라는 상표를 등록했다. 잠뱅이는 우리 고유의 삼베바지를 일컫는 말.

준비작업을 거쳐 93년 정식으로 창업했을 때 주변에서는 모두 그를 말렸다. 콜라, 햄버거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상품인 청바지는 영어상표 아니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김사장 자신도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만 리바이스같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무조건 뛰어들었다. 믿는 건 오로지 10년 넘게한 청바지사업경험과 품질에 대한 자신감뿐이었다.

93년 이화여대앞에 매장을 개설했을 때 우리말 상표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은 상상외로 컸다. 심지어 유치하고 촌스럽다며 상표를 떼달라는 고객까지 있었다. 술이 없으면 잠을 못잘 만큼 고심했던 김사장은 당시를 『청바지 독립운동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어렵게 시장을 개척하던 김사장에게 제품의 성공은 상표보다 품질이라는 확신이 생긴 것은 95년부터였다. 찾는 손님이 늘면서 매장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당시까지 10개의 불과했던 매장이 95년 30개, 96년 60개, 지난해 90개로 급증했다. 현재는 총 1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출도 따라서 뛰었다. 94년까지 밝히기 부끄러울만큼 미미했던 매출이 지난해 120억원으로 뛰었으며 올해는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사장은 성공비결로 끊임없는 제품개발을 들고 있다. 유행에 앞서갈 수 있도록 디자이너들과 함께 직접 신제품개발을 하기 때문에 사장실보다 디자인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청바지로는 국내 최대인 80여가지의 제품을 갖출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노력덕분이었다. 비싼 외제상표에 비해 중저가로 알려진 3만∼4만원대의 저렴한 가격도 IMF사태이후 손님을 끄는 주요 요인이 됐다. 사업초기부터 생산을 아웃소싱했기 때문에 인건비나 설비비 부담이 없어 가격을 내릴 수 있었다. 김사장은 『청바지만큼 가격에 거품이 많은 제품도 없다』며 『잠뱅이는 절대 중저가가 아닌 거품을 뺀 현실적인 가격제품』이라고 강조한다.

김사장은 앞으로도 청바지 한가지만 고집할 생각이다. 장인정신으로 대물림할 수 있는 청바지상표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이다.<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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