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극복전략 정반대… APEC 장외 대결다음달 17일 개막되는 제6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장외(場外)」화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의장국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간 대결이다. 김대통령은 16일 마하티르 총리와 단독정상회담을 갖는데 이어 17, 18일에는 21개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을 벌인다.
두 지도자는 경제위기를 맞은 뒤 각각 정반대의 극복 전략을 제시해왔다. 마하티르 총리는 『위기의 주범은 제어할 수 없는 국제자본주의』라며 반IMF노선을 걸어왔고, 『아시아적 가치와 개발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병행발전」을 근본이념으로 『경제위기의 원인은 아시아의 권위주의체제』라며 서구적 개방경제로의 개혁을 추진한 것과는 정면대치되는 것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DJ가 이번에 제대로 한마디하라고 주문하는 나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마하티르 총리가 안와르 이브라힘전부총리를 구속한 뒤 인권문제로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 정부관계자는 『안와르씨의 구속은 국내문제라는 입장』이라며 『시위가 악화하지 않는 한 김대통령이 인권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다자간 회의인 만큼 특정국 사례를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논쟁이 불붙을 경우 국내 정치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한 치 양보없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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