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콩이 미국서 수입돼 유통되고 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오래전부터 유전자조작 콩이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은 완전히 뒷북을 치는 격인데, 그만큼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정부나 국민들의 관심이 낮다는 증거다. 자연질서를 무시한 유전자조작 식품이 인체와 자연환경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 지 오래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은 커녕 유통실태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유전자조작 생물은 지금까지 동물 150여종, 식물 30여종이 나와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콩 옥수수 감자 면화등이다. 미국은 유전자조작 콩이 전체 재배면적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우리는 매년 미국에서 150만톤의 콩을 수입, 두부 된장등 각종 식품을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으므로 상당량의 유전자조작 콩을 이미 먹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이같은 식품의 안전성을 정부도 확인해준 바 없고 국민들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영국 로웨트연구소는 지난 8월 유전자조작 감자를 실험용 쥐에 먹인 결과 쥐의 면역체계가 파괴되는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소비자연맹 정책연구원의 마이클 한센소장도 『유전자조작 식품의 부작용에 대비, 소비자들이 유전자조작 사실을 알도록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의 소비자단체등은 유전자조작 식품의 안전성을 정부가 확인해주고 유전자조작 사실을 식품에 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들도 지난 8월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유통실태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유럽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해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재배와 수입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추세다. 일본에서는 이같은 식품 20종에 대한 안전성을 정부가 확인했고, 2000년부터는 유전자조작 식품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본부도 지난해 10월 이에 대한 안전성 평가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유전자식품은 유전자의 기본단위(DNA)를 인위적으로 조작, 저장성이 좋거나 제초제 및 병충해에 강한 특성을 갖도록 개조한 농축산물 등을 말하는데, 그 안전성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전자조작 기술은 식량 및 에너지부족과 환경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 무조건 배척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관련식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안전성 확보가 시급한 문제다. 정부는 먼저 유전자조작 식품의 유통실태 조사와 인체 및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평가해 공개하고, 이같은 투명성을 바탕으로 관련식품의 표시 의무화등 안전지침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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