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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판매 주점으로 제한하자”/노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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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주판매 주점으로 제한하자”/노인철

입력
1998.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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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운동 차원에서 「절주운동협의회」를 발족하여 범국민운동을 전개, 음주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음주문제는 외국과는 달리 자신의 주량에 맞게 마시기보다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감정에 종속돼 술잔 돌리기 등으로 과음을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음주양태는 문화적인 뿌리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음주문화를 바로 세우는 길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권위주의적 형태의 음주문화는 청산되어야 한다. 직장인의 상사들은 술자리를 주선하거나 술을 억지로 권하는 형태로 자신의 권위와 신분을 확인하려 하고 사원들은 이러한 상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권하는 술을 마다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술자리 자체가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둘째, 접대 음주문화를 근절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업상 어쩔 수 없이 술과 여흥을 대접하는 문화가 관행화해 왔다. 이러한 술자리를 매개로 한 접대문화를 통해서 각종 비리, 청탁, 지하경제 등이 암묵적으로 잉태되고 있다. 따라서 접대문화를 근절함으로써 그로 인하여 발생될 부정 부패의 고리는 어느 정도 차단되리라고 기대된다.

셋째, 각종 매체를 이용한 교육 및 홍보활동을 통하여 음식과 술을 구분하는 의식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식사와 술을 함께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술을 권하게 되고, 술자리가 너무 쉽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식사를 제공하는 음식점에서는 포도주, 맥주 등 도수가 약한 술은 판매를 허용하되 소주 등의 독주는 음식점이 아닌 주점에서만 판매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또한 주점에서는 이미 술취한 사람에게 술을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넷째, 술좌석을 만드는 대신 서서 돌아다니면서 대화하는 칵테일 파티를 여는 것을 장려할 필요가 있다. 칵테일 파티는 술을 위한 모임보다는 대화와 교제를 위한 모임이며, 여러 사람들과 순환적으로 대화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과음하는 일은 없어지게 될 것이다.

다섯째, 청소년들의 또래집단끼리 다양한 여가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문화 체육공간을 확보해 주어야 한다. 현재 이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문화 체육공간의 절대적 부족은 청소년들이 음주와 유흥업소 출입 등 성인들의 여가문화를 아무런 여과없이 받아들이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개인과 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운동 차원에서 「절주운동협의회」를 발족하여 범국민운동을 전개, 음주문화를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음주에 대한 관대한 풍토의 개선, 술잔 안돌리기, 1차로 끝내고 2,3차 안가기, 억지로 안 마시기, 폭탄주 안마시기 등이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개인의 선택권 함양이라는 취지를 계몽하여 국민생활실천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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