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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감청 공방 ‘3당3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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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감청 공방 ‘3당3색’

입력
1998.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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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영장 규제조항 지켰나” 법개정 자락깔기 나서/국민회의­“근거도 없는 정치공세 국민 현혹 중단하라”/자민련­“불법 관행 사실이라면 재발방지 장치 필요”도청·감청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에 자민련까지 뛰어들면서 3당3색의 논전이 더욱 뜨거워졌다. 한나라당은 22일에도 총풍사건 수사과정의 「불법감청」문제를 제기하며 파상공세를 이어갔고, 국민회의는 『초점 흐리기 전략』이라고 일축하면서 과거여당의 도덕성까지 문제삼는등 역공을 가했다.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안기부 등 수사당국이 총풍사건으로 구속수감중인 한성기(韓成基)씨에 대해 감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한씨를 감청하기 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관련 사건의 경우 고등법원 수석판사로부터 감청영장을 받도록 돼 있는 규제조항을 지켰는지 밝히라』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이 한씨 감청의 불법여부를 문제삼고 나선 것은, 불법감청에 대한 처벌규정 강화와 합법감청의 범위축소 등을 골자로 하는 통신기밀보호법 개정을 위한 자락깔기의 일환이다. 한나라당은 도청혐오증에 관한 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만큼, 지속적인 여권압박을 통해 법 개정을 견인해 낸다는 생각이다.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등은 이와관련, 『마약과 강력범죄 사건이 만연한 미국에서도 97년 감청건수가 1,180건인데 비해 우리의 공식 감청건수는 이보다 2배이상 많다』며 『국감자료를 통해 밝혀진 661대의 감청장비 및 10대의 팩시밀리 인터셉트기 구입, 안기부 감청전용선 1만회선 확보 등의 사실은 우리가 「국민의 정부」가 아닌 「대형(BIG BROTHER)이 지배하는 사회」에 살고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마저 낳고있다』고 소나기식 비난을 퍼부었다.

■국민회의

국민회의는 야당의 「불법감청」주장을 『근거없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며 오히려 『영장에 의한 합법감청이 증가한 것은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에 횡행했던 불법 도청·감청행위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고 맞받아쳤다. 국민회의는 특히 한나라당이 총풍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불법감청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고문조작주장에 이은 또 하나의 초점흐리기 전략』이라며 『국민을 현혹시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범죄소탕을 위한 합법감청은 얼마든지 필요하다』면서 『과거 도청을 통해 도움을 받아온 한나라당은 합법감청을 트집잡을 정치적, 도덕적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박홍엽(朴洪燁) 부대변인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해의 감청은 5%나 줄어들었으며 대상도 민생범죄, 국가안보사건 등에 집중돼 있다』고 반박했다.

■자민련

자민련은 수사기관의 불법도청관행이 사실일 경우, 관련법개정등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완구(李完九) 대변인은 21, 22일 연일 감청 관련 논평을 내고 『수사기관의 감·도청문제는 개인의 사생활과 인권보호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 『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감청은 수사편의주의에 따른 인권침해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과거와 같은 직접적인 정보사찰이 금지된 이래 감청의존 비중이 커진 것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감청남용을 방치할 수 없다』면서 『감청을 차제에 뿌리뽑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신효섭·홍희곤·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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