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공세 되레 반감 민주 지지율 약간 앞서/상원 8곳·하원 23곳 접전 의석분포 큰변화 없을듯미국의 중간선거가 11일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3일 실시될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공화 양당이 치열한 선거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의외의 선전을 하고 있다.
섹스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탄핵정국을 주도하고 있는 공화당에 대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띤 이번 선거는 당초 공화당이 약진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클린턴의 스캔들을 맹공하고 있는 공화당의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그리 부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CBS와 뉴욕타임스가 공동으로 실시한 최근 여론 조사 결과, 등록 유권자중 공화당에 투표하겠다는 사람이 37%인 반면 민주당은 45%로 나타났다. 또한 투표의사를 밝힌 응답자의 정당지지도는 민주당(46%) 공화당(45%)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현재 상원에서 55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은 45석인 민주당의 의사진행방해를 막을 수 있는 60석을 채우는 것이 목표다. 또 하원에서는 현재의 228석에서 더욱 의석수를 늘려 압도적 과반수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선거전문기관들의 조사에 의하면 하원의원 435명중 400명 가량의 현의원은 당선이 유력시되고 35∼40석 정도가 새 인물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화당에서는 218석 정도를, 민주당에서는 193석 정도를 당선이 유력하다고 꼽고 있지만 23석 내외의 접전지역은 아직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또 상원의 경우도 34석 가운데 공화당은 14석, 민주당은 12석을 당선유력으로 꼽고 있지만 나머지 8개 접전지역이 박빙세를 이루고 있어 공화당이 기껏해야 현의석에서 2∼3석 정도를 추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선거분위기가 예상밖의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클린턴의 탄핵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는 공화당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클린턴과 민주당이 교육 의료보험 사회보장제도 등의 이슈를 내걸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다. 하지만 자금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공화당이 선거일 10일을 앞두고 TV를 통한 대대적인 선전공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돼 막판 선거기류가 또 다시 달라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중간선거 어떻게/매 짝수해에 실시/상원 ⅓ 하원전체 선출/주지사도 함께 뽑아
미국의 상·하 양원선거는 매 짝수해 실시된다. 선거일자는 11월 첫 월요일이 있는 주 화요일. 이에 따라 클린턴행정부의 중간 평가성격을 띠는 이번 선거는 다음달 3일 치러진다.
선거 때마다 임기 6년의 상원은 전체의원의 3분의 1, 하원은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임기 6년의 상원 정원은 100석. 50개 각 주에서 각 2명씩 뽑는다. 2년마다 3분의 1씩을 교체하는데 올해에는 34명이 대상이다.
총의석 435석의 하원은 인구 비례에 따라 각 주에서 뽑는 의원수가 달라진다. 임기는 2년. 의회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국민 여론을 날카롭게 반영하기 위해 상원에 비해 임기가 매우 짧다.
주지사 선거도 함께 실시하는데 2년 임기제의 뉴햄프셔와 버몬트주를 제외하고는 4년마다 한번씩 치른다.<이상원 기자>이상원>
◎‘중간선거 우리를 주목하라’/부시 2세 형제 주지사 도전/임용근씨 상원진출 관심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상·하 의원보다는 주지사 후보들이 더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주지사는 권한이 막강하고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들이 발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빌 클린턴 대통령 역시 아칸소 주지사 재임을 배경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뛰어 들어 성공했다.
가장 주목받는 주지사 후보는 재선에 도전하는 텍사스주 조지 부시 2세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인 그는 2,000년 대선에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현직 주지사가 재선된 적이 없다는 「텍사스 징크스」를 깨기만 한다면 그가 본격적으로 대권의 꿈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의 동생인 젭 부시도 플로리다 주지사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기 때문에 형제 주지사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서도 휴버트 험프리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험프리3세가 미네소타 주지사 후보로 출마하는 등 미국에서 2세 정치인들의 성공 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주지사 선거 최대 격전지는 전 미국 대통령 선거인 538명의 10%인 53명을 차지하는 「정치 1번지」 캘리포니아주. 민주당에선 데이비스 부지사가, 공화당에서는 랑글레인 전 법무장관이 나서서 당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재미교포들의 관심은 한국계로서는 처음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오리건주의 공화당 임용건(林龍根·미국명 존 림) 후보에게 쏠려있다. 민주당의 현직 론 와이든 의원이 상대다.
중간선거 결과는 각각 선거사령탑을 맡은 공화당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과 민주당 리처드 게파트 하원 원내총무의 당내 입지와도 직결된다. 양당에서 대통령 후보 또는 킹 메이커로 거론되는 두 사람으로서는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인 셈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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