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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에 투영된 격동의 도시 삶/서울시립미술관 도시와 영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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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주’에 투영된 격동의 도시 삶/서울시립미술관 도시와 영상전

입력
1998.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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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젊은작가 대거 참여/사진·비디오 작품 등 친근감/재미있는 공간연출도 돋보여서울시립미술관이 오랜만에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2년마다 열리는 「도시와 영상」전의 올해 주제는 「의식주」이다. 의식주문제는 삶에 있어서 불변의 조건이지만 때로는 변화의 주체나 객체가 된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지는 주제를 통해 격동하는 도시의 삶을 드러낸다는 것이 전시의 목표이다.

이런 주제의 전시는 여러 번 열렸지만 16일 개막된 이번 전시는 참신한 작가발굴과 짜임새있는 공간연출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58명 작가중 절반 이상이 무명의 젊은 작가들이며 출품작도 사진과 비디오가 다수이다. 그럼에도 별로 생경하지 않다.『매체나 형식, 표현방법은 다양할수록 좋다.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네트워킹, 상호작용성, 스토리텔링(서사성·敍事性)을 중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큐레이터 이영철씨의 의도는 상당히 적중한 셈이다.

7톤이 넘는 흙과 돌로 흙벽쌓기 퍼포먼스를 선보인 안승업씨, 66세의 나이에도 쉼없이 실험성을 선보이는 이승택씨의 설치작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안규철 김범 김용철 손봉채 김소라씨의 개념적 설치작업, 진달래팀의 포스터, 오돌또기의 애니메이션, 김우일, 김상길씨등의 사진, 임정규씨의 미니어처등은 다양한 장르의 맛을 잘 드러내준다.

공간설계를 맡은 위가건축 민선주대표는 『전시는 공간과 작품의 기(氣)싸움이다. 시립미술관은 천장의 골재가 드러나는등 전시에 까다로운 공간이다. 현대도시를 상징하는 격동적 작품이 많아 비계(고층건물을 지을 때 디디고 서기 위해 긴나무와 널을 걸쳐 놓는 임시시설)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다소 거칠게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1전시실이 비교적 어두운 느낌을 주는 평면적 공간인 반면 톡톡 튀는 작품이 많은 2전시실은 입체적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 복층의 시립미술관 동선을 활용하면서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게 한 배려이다. 전시는 11월4일까지 계속된다. (02)736­2024<박은주 기자>

◎주최측서 작품 일부 무단 철거해 물의

「도시와 영상」전의 옥에 티 하나. 서울시립미술관이 개막 당일에 설치작가 김두섭(31)씨의 작품 일부를 임의로 철거, 물의를 빚고 있다.

작가는 발모제광고, 공무원시험 준비를 소개하는 학원전단등 포스터 30여점을 전시장내에 붙이는 작품을 선보였는데 미술관측이 작품중 7점을 작가와 협의없이 철거했다. 미술관측은 『광고전단의 전화번호가 실재하는 것이어서 작품을 떼냈다. 작가의 항의를 받고 사과했으며 다시 작품을 붙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가와 미술관계자들은 『문화행정담당 공무원들의 무지한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예』라며 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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