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순익 51% 줄고 부채 36%P 증가/子회사 17곳 늘려/9곳 3년 연속 적자국내 100여개 공기업이 방만한 재정운영과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경영부실이 심화, 강도높은 구조개혁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감사원이 국회산업자원위 신영국(申榮國·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101개 공기업에 대한 감사자료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의 당기순이익은 92년말 1조8,240억원에서 지난해 8,950억원으로 무려 51%가 감소했고, 기업회계기준 또는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면 3조6,573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68개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140%에서 176%로 증가했고,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액 증가율(95%)의 5분의 1 수준인 14.5%에 그쳐 수익성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공기업의 부채증가와 수익성저하 등 재무구조 악화는 경제계 전반의 구조조정 요구를 외면한 자회사 설립 등 외형확장과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초과하는 인건비 인상 및 유용이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기업의 인건비는 93년 1인당 2,452만원에서 지난해 4,140만원으로 68.9%가 인상돼 노동생산성 증가율 45.3%를 23.6%포인트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기업의 경우 같은 기간 인건비 증가율은 공기업에 비해 18.8%가 낮지만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공기업보다 18.5%가 높아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와관련, 감사원이 산자위 김경재(金景梓·국민회의) 의원에게 제출한 「공기업 경영구조 실태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9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은행과 포항제철의 임원임금은 각각 198%, 130%씩 인상돼 연평균 인상률이 31%, 23%에 이르렀다.
이와함께 공기업은 재경원이 마련한 구 규정에 따라 공기업의 사장, 부사장, 감사, 단위사업소장에게만 전용차량을 제공하도록 돼있으나 6개 기관이 이를 위반하고 40명에게 차량과 운전기사를 배정, 연 12억3,600만원의 예산을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이 상무와 상임고문 등 9명, KBS 한국산업은행 외환은행은 각각 8명에게 차량을 추가 제공했다. 감사결과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3,000㏄급 뉴그랜저를 1년1개월만에 3,500㏄급 다이너스티로 교체하기 위해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또 이처럼 높은 임금수준에도 불구, 40개 공기업은 근로기준법상 연 41일의 유급휴가일을 최고 11일이나 늘려 지난해만 해도 1,825억1,600만원을 유급휴가비로 과다지급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다음은 방만한 자회사 운영문제. 올 3월 현재 공기업의 자회사는 93년말부터 시행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 아래서도 당시 96개에서 113개로 오히려 17개가 늘어났다. 게다가 이중 44%인 49개사가 95년부터 지난해까지 1년이상 적자를 냈고 9개사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공기업의 부실한 자회사 운영사례를 보면 포항제철은 골프사업을 위해 88년 (주)승광을 설립, 지난 5년간 93억원의 손실을 입었는가 하면 신세기통신과 서울신문사에는 858억원을 출자했으나 이들 두 회사는 95∼97년 사이에만 무려 3,516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대한송유관공사는 지난해 10월 한국 송유관주식회사와 통합을 위한 기본합의서만 체결해 놓고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포철도 1월 대통령직 인수위에 포항강재공업 주식회사와의 통합을 보고했을 뿐 실무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등 경영합리화를 미루고 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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