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저 호기를 맞아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환란의 근본원인은 외화부족이다. 외화를 많이 벌어 빚을 갚아야만 IMF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외화를 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출이다. 외국인의 투자유치도 외화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우선은 수출이 유일한 대안이다.그러나 이론과 실제가 다른 것이 무역업계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외국의 수입업자는 떨어진 만큼의 이익을 서로 나누자고 요구하게 마련이다. 또 반대로 원화가치가 상승하여 가격을 올리겠다고 하면 여간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국제시장이다. 실제로 한번 떨어진 수출 가격을 다시 끌어올리자면 반년 내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엔화가치가 상승한다고해서 일본제품의 국제시장 가격이 환율 상승분만큼 곧장 인상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일본 수출업자는 기존의 거래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지금까지의 이익폭을 줄이든지, 원가를 더욱더 삭감하여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기업들이 달러당 110엔 또는 그 이하에 채산을 맞추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또 3저 현상이란 우리에게만 주어진 환경의 변화가 아니다. 우리의 경쟁 상대국인 중국이나 동남아 여러나라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과거 3저 때는 세계경제가 호황이어서 우리의 수출도 순조로운 증가세를 나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세계경제는 불황에 가까운 상황이기에 각국의 수입이 크게 증가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우리가 취해야 할 대책은 분명하다. 기업은 노사가 한마음으로 원가절약, 기술개발, 정성을 다하는 마무리 작업, 적극적인 수출마케팅 활동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강구해야 한다. 또 정부는 수출업체의 금융경색을 하루 속히 해결해주고, 몇년전부터 말로만 계속되어 온 규제개혁을 획기적으로 추진하고, 정부개혁으로 작은 정부를 실현하는등 일련의 개혁작업에 가일층의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의 규제완화로 기업들이 그 어느나라 보다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느끼게 되는 것이 경제가 잘 될 수 있는 첩경이다.
예산이 부족하더라도 사회간접자본의 충실화, 근로자의 질향상을 위한 교육투자,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연구개발등에 예산을 배정하여 앞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씨앗을 지금 뿌려야 한다. 이 길만이 3저 호기를 환란극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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