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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는 약의 유혹(다이어트의 허와 실: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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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는 약의 유혹(다이어트의 허와 실:19)

입력
1998.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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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없는 체중조절약 없다최근 21세여성이 약국에서 살 빼는 약을 사다 먹은 후 구토와 함께 머리카락이 빠진다며 찾아왔다. 키 161㎝, 체중 53㎏으로 비만형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살을 5㎏ 가량 더 빼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날씬한 몸매를 선호하는 분위기 탓에 체형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적절한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체중을 줄이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이런 노력이 쉽지 않다 보니 손쉽게 살 빼는 약을 이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된다.

병원에서 체중조절을 위해 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지만, 장기복용해도 부작용이 없고 체중조절효과가 확실한 약물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현재 개발된 약물은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체중조절이 되지 않고 비만에 따른 건강문제가 약의 부작용보다 더 크다고 판단될 때만 단기간 처방한다. 투약 중에도 부작용 유무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문제는 병원 밖에서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국적 불명의 약들이다. 이런 약을 먹으면 살은 빠지지만 건강에 몹시 해로워 목숨을 잃는 경우도 있다. 「외국에서 수입된 좋은 약」이라고 선전되는 것들은 대부분 이런 유형이므로 절대 복용해선 안된다.

살 빼는 약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약국에서 파는 페닐프로파놀라민과 비만클리닉에서 처방하는 플루옥세틴이라는 약은 식욕억제 목적으로 투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진찰과 부작용 여부를 감시하며 투약해야 한다.

체중조절에 쓰이는 한약에는 부기를 빼주는 이뇨성분과 에너지 소비를 높이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역시 효능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돼있지 않은 게 문제다. 살 빼는 약은 대부분 효과가 불분명하고 부작용의 위험을 안고 있다. 살을 빼려는 사람은 우선 적절한 식사요법과 운동부터 시작하는 게 원칙이다. 이런 방법으로 체중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에만 의사를 찾아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를 받도록 하자.<강재헌 인제대의대 교수·상계백병원 비만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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