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대 서는 ‘몰락한 독재자’/73년 쿠데타로 정권장악/집권중 3,000여명 살해/90년 민정복귀로 퇴진『독재자들은 절대 끝이 좋을 수 없다』 칠레를 17년(73∼90)동안 철권통치했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2)가 자신의 「예언」처럼 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 그는 체포전 런던에서 가진 미국 잡지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는 독재자들의 종말이 비참하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그러나 자신은 독재자가 아닌 「큰 뜻을 품은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피노체트는 73년 8월23일 살바도르 아옌데 민선대통령에 의해 참모총장에 임명됐지만 19일만에 유혈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그는 집권초 사회주의 정권 당시의 혼란을 안정시켜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권력기반이 어느 정도 다져지자 경제건설과 공산주의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의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행위를 금지했다.
그의 집권기간 동안 3,197명이 살해됐으며 1,000여명이 실종되고 수십만명이 체포되거나 고문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갈 것 같았던 그의 권좌는 88년 자신의 집권연장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압도적으로 부결되자 끝이 났다. 민정에 정권을 넘긴 그는 그러나 3월까지 군총사령관직에 머물며 권력을 행사했고 현재는 면책특권이 부여된 종신 상원의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칠레 국내에서는 올들어 처음으로 그의 재임중 학살, 납치 등의 범죄에 대한 사법처리 움직임이 일었다.<김혁 기자>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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