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체트 英서 전격 체포/스페인 국민 살해 혐의

◎스페인 당국 요청따라/칠레 “면책 무시” 항의【런던·산티아고 AFP AP=연합】 칠레의 전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82)가 16일 신병인 탈장 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던 런던의 한 병원에서 스페인 국민들을 살해한 혐의로 영국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관련기사 7면>

런던 경찰당국은 피노체트 체포는 스페인 사법 당국의 특별 요청에 따른 것이며 그가 1∼2주일 후쯤 법정에 출두해 신문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칠레 정부는 즉각 항의 성명을 발표, 이는 외교 면책특권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스페인 사법 당국은 73∼90년 칠레를 철권 통치했던 피노체트가 집권기간에 카르멜로 소리아 칠레주재 대사를 포함, 칠레의 반정부운동과 좌익의 후원자인 자국민 80여명을 살해했다며 14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영국 당국에 피노체트 체포를 요청했다.

스페인은 96년부터 피노체트 군사 정권하에서 자행된 칠레의 자국민 살해, 고문, 실종 사건을 집중 조사해 왔다. 피노체트는 현재 디스크 수술을 받았던 런던의 한 병원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노체트는 자신의 집권 시절 통과된 헌법에 따라 3월 종신상원 의원직에 취임했으며, 면책 특권이 부여되는 외교관 여권을 갖고 영국에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