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남방 풍토병·동식물 한국 상륙/말라리아·이질 급증/어종도 난류성 늘어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생태계는 물론 질병까지 급속히 남방화(南方化)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사와 환경운동연합 주최, 환경부와 (주)현대자동차 후원, 외환은행 특별협찬으로 15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녹색생명 환경정책토론회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교란현상」에서 발제자들은 우리나라 기후가 온난화하고 있어 열대성 동·식물이 많아지고 말라리아 등 남방 풍토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첫 발제자로 나선 오재호(吳載縞) 기상연구소 예보연구실장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지구 기온은 지난 100년간 0.5도 상승했다』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정도의 기온상승이 이뤄졌으며 지난 겨울부터 평년보다 기온이 5도 이상 높은 고온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수(李鍾秀) 국립보건원 의동물과장은 「지구온난화와 전염병 발생패턴 변화」라는 연구에서 현재 우리나라에 나타나고 있는 기온상승과 다우(多雨)현상이 열대전염병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말라리아의 경우 70년대 사라졌으나 93년 1건이 발생한뒤 해마다 급증, 올해는 지난달까지 2,475건이 나타났다. 또 일본뇌염은 84년 이후 근절됐으나 최근 10년간 거의 매년 발생했고 95년 23건, 96년 9건, 지난해 11건이던 세균성 이질 발생건수도 올해 454건으로 늘었다.
「지구온난화와 해양생태계 변화」를 주제로 발제한 한상복(韓相復) 국립수산진흥원 해양과장은 『우리나라 대기뿐 아니라 바다도 온난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1916년부터 95년까지 해수온도가 0.07도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최근 10년간 난류성 어종의 어획고는 고등어 58.5%, 멸치 30.2%, 오징어 351.5% 등 크게 늘어난 반면 명태와 대구 등 한류성 어종은 10분의 1로 줄었다.
「지구온난화와 곤충분포 변화」라는 연구에서 김성수(金聖秀) 경희여고 교사는 『우리나라에서 최근 10년간 난지성 나비가 급증하고 한지성 나비는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난지성 나비인 줄점팔랑나비가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폭발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미접과 우산접도 여름철 남해안에서 많이 관찰됐다. 반대로 한지성 토착종인 상제나비와 고운점박이 푸른부전나비가 90년대 들어 멸종된 것으로 보이고 호남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서식하던 붉은점모시나비는 현재 충북 옥천군과 경남 거창군 등 일부지역에서만 발견된다.
발제자들은 『온난화가 가져오는 엄청난 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후변화협약 조기가입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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