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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장묘 문화/화장이 일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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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장묘 문화/화장이 일반화

입력
1998.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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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시설 갖춘 고층납골당과 공원같은 묘지서 산책·데이트각 나라의 장묘문화는 역사와 종교, 문화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아직도 화장을 경제사정 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쯤으로 여기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선진외국에는 이미 화장이 전통 관습으로 정착되어 있다. 매장을 하더라도 분묘 면적과 매장 시한을 엄격히 규제, 호화분묘는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는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묘지를 사람사는 마을 곁에 두고 공원화해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꾼 나라들도 많다.

■보편화한 화장=멀리 볼 것 없이 우리와 비슷한 문화권인 아시아 여러나라에서도 화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본은 정부의 적극적인 장려로 70년대이후 화장이 꾸준히 늘어 이제는 화장률이 97%에 이른다. 유골은 지역의 납골당(묘)에 안치되는데 납골당 형태도 다양해 편의시설이 들어선 빌딩의 고층납골당까지 등장했다. 최근들어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유골을 산이나 바다에 뿌리는 「자연장」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매장이 법으로 금지된 중국에서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매장과 호화분묘가 나타나고 있지만 화장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 얼마전 숨진 전국가주석 양상쿤(楊尙昆)등 지도층의 장례는 화장은 물론, 검소한 장례절차로도 관심을 모았다.

땅덩어리가 좁아 묘지사용료가 엄청나게 비싼 홍콩, 국민 대부분이 불교신자인 태국에서는 일찌감치 화장이 보편화해 화장률이 각각 72%, 90%에 이른다. 유럽도 영국 69%, 네덜란드 98%, 스위스 70% 등으로 화장률이 매우 높다.

■묘지 마음대로 못쓴다=묘지 사용료가 비싸기도 하지만, 면적과 사용시한이 제한돼있어 호화분묘는 꿈도 꿀 수 없다. 대부분 시한을 정해놓고 묘지를 재사용, 매년 서울 여의도보다 넓은 면적이 묘지로 변하는 우리와는 대조를 이룬다.

화장률이 8%로 우리보다도 훨씬 낮은 프랑스가 대표적인 예다. 모든 자치단체가 10,30,50년 단위의 시한부 묘지제도를 채택, 시한이 지나면 대부분 화장처리된다. 파리시내 20개 묘지의 수용규모는 70만기이지만 묘지 재활용으로 지금까지 200만명이상이 묻혔다. 분묘 1기당 면적도 우리나라 공동묘지의 10분의1도 안되는 2.5㎡. 영국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시한부제도는 없지만, 면적 만큼은 3.6㎡로 제한하고 있다.

땅이 한없이 넓은 미국도 묘지 면적은 딱 관 하나 들어갈 정도 크기인 2.9㎡. 그나마도 아파트식으로 층층이 쌓아 보통 한 자리에 3명 정도가 묻힌다. 아시아지역에서도 일본이 4㎡, 홍콩이 3㎡로 제한돼있고 대만이 16㎡로 다소 넓지만 공동묘지의 경우 8∼12년이 지나면 납골처리한다.

■묘지,혐오시설이 아니다=공동묘지에서 산책을 하고, 데이트를 즐긴다. 파리 시내의 페르 라셰즈 묘지는 외국관광객들도 즐겨찾는 곳. 물론 산자락에 봉분만 줄줄이 솟은 우리나라 공동묘지와는 다르다. 도시안에, 마을곁에 자리잡은 묘지에는 숲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나 있고, 잔디밭 꽃밭 곁에는 벤치도 넉넉히 마련돼있다. 유럽뿐이 아니다. 일본 도쿄(東京)도에서도 소규모 공원 형태의 납골당 시설을 다양하게 개발, 보급하고 있다.<이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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