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익하고 재미있다” 불구/여과되지 않은 입담 등 아이들과 보기엔 민망함도/성교육의 희화화 경계해야성(性)교육프로그램에서 「교육」을 빼면 성(性)프로그램?.
특집으로 마련된 MBC TV의 5부작 성교육프로 「구성애의 아우성(아름다운 우리 아이들의 성을 위해)」이 말 그대로 「아우성」이다. 7일과 14일 밤 11시에 선보인 이 프로는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34.5%, 39.9%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조산사출신의 성교육강사인 구성애씨가 진행하는 이 프로는 PC통신으로부터 『유익하고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우리 시청자에게 성교육프로는 낯설다. 꼭 필요한 소재이지만 성의 노출을 꺼리는 우리 사회의 여건때문에 방송은 이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다. 「…아우성」은 성교육을 성공적으로 방송프로화했다는 점에서도 일단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아우성」의 인기에 힘입어 유사한 프로가 계속 나올 것이 예상됨에 따라 방송사마다 성교육프로의 지침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교육을 빙자한 선정주의. 「…아우성」의 경우 대부분의 시청자로부터 정보의 유익함과 재미 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온가족이 함께 보는…」이라는 타이틀과는 달리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는 민망한 내용도 많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비속어가 섞여 있는 구성애씨의 강의를 아이들과 함께 보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 모니터팀장 임순혜씨는 『꼭 필요한 프로인 성교육프로가 재미만 좇으면 가장 쉽게 선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 여과되지 않은 입담등이 재미를 줄 지는 모르지만 방송에서는 적합하게 걸러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또 염려되는 부분은 방송사의 상업주의에 의해 본질이 흐려지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원래 「…아우성」은 아침방송인 「10시 임성훈입니다」를 통해 소개됐다. 『남편과 같이 보고 싶다』는 주부시청자들의 요청에 따라 심야시간대에 특집으로 편성됐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MBC는 일요일 버라이어티쇼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탄생을 축하합니다」 코너 앞부분에 구성애씨를 초대해 출산 관련 상담을 마련했다. 구성애씨의 인기를 오락프로의 시청률에 연결시킨 셈이다. 그동안 많은 스타강사가 탄생하고 이들이 오락프로에 자주 출연했지만 성교육의 경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박수선 간사는 『프로그램이 개인의 인기를 부추기고, 개인의 인기를 이용해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은 방송의 생리이다. 그러나 성교육은 경우가 다르다. 성교육의 주체를 웃음의 소재나 대상으로 할 경우 성교육 자체도 희화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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