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이성은 진리의 양날개”/허무주의·역사주의에 일침/과학적 진보 인정하지만 윤리적 가치와 결합해야【바티칸 외신=종합】 16일로 즉위 20주년을 맞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20세기 사상의 흐름을 정리하고 가톨릭교회내의 진리와 이성간의 관계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내리는 회칙(回勅·encyclic)을 15일 발표했다.
「믿음과 이성」이라는 제목의 이 회칙에서 교황은 현대에 만연한 불가지론의 허무주의와 상대주의가 철학적 탐구의 방향을 상실케 하고 「허무주의라는 부유(浮遊)의 모래사장」으로 인도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교황은 특히 니힐리즘(허무주의)이야말로 인간성과 인간존재를 부정하는 핵심이라고 경고했다. 또 역사주의 대해서는 『한순간에는 진리일 수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과학적 진보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만 인간존재의 징표인 철학과 윤리적 가치와 결합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회칙은 가톨릭교회의 모든 지도자들이 현재의 도덕적·철학적 사고와 복합적인 문제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교황이 내리는 칙서이며 가톨릭 교회의 공식문서이다. 교황이 지난 20년간 자신의 사상을 정리해 165쪽으로 펴낸 이번 회칙은 생명과 자유, 진리에 대한 탐구를 주내용으로 삼고있다.
다소 무겁고 난해한 철학적 문제들을 담고 있는 회칙은 그러나 『믿음과 이성은 인간이 진리의 명상단계에 오르기 위한 양 날개와 같다』는 시적인 표현도 담고있다.
교황은 지금까지 가톨릭신자와 비신자 사이의 철학적 논쟁을 치명적 문제로 간주했다. 회칙에서는 『인간성을 둘러싼 모든 문제는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인간성 회복이라는 가치를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모든 이들의 진솔한 협력만 있으면 해결 가능하다』고 밝혔다.
교황은 젊은 세대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젊은이들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심연의 나락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크라코프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강의한 경력도 있는 교황은 78세로 건강이 좋지 않지만 2000년을 축복하기 위해 세계일주를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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