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금융 286억弗·현지 국내銀차입 182억弗 등 공식집계의 2배넘어/연말까지 90억弗 갚아야/이자뛰고 수출안돼 상환 ‘빨간불’/실질 총외채 1,800억弗까지 육박/만기연장 안될땐 외환시장 ‘위험’요즘 대기업 재무팀은 매우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말로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 상환과 달러조달계획을 짜고, 외국의 채권은행과 연락을 취하느라 밤시간에도 사무실을 지키기 일쑤다.
국내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에 갚은 외채는 총 70억달러. 연말까지도 90억달러를 또 갚아야 한다. 그러나 상환작업이 녹록치만은 않다. 수출에 어려움이 크고, 금리가 치솟아 달러를 새로 꾸어오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도 사정은 마찬가지. 국제통화기금(IMF)으로 부터 빌려온 자금 중 31억달러(이자포함)를 연말까지 갚아야 하지만, 이 자금을 만기내에 상환할 경우 외환보유고가 그만큼 줄어 고민이 크다.
엄청난 규모의 외채를 제때 상환하는데 문제는 없을까. 전문가들의 답변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실제로 갚아야 하는 총외채가 최소 1,800억달러에 육박할 뿐 아니라, 기업외채규모도 예상밖이라는 집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외채 676억달러
정부가 집계한 8월말 현재 총외채는 1,507억7,000만달러.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외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현지법인이 현지 외국은행에서 빌린 자금은 제외돼 있다. 이 차입금규모는 총 286억달러.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총외채는 1,793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기업의 공식외채는 390억4,000만달러. 국내기업 현지법인이 외국은행에서 빌린 286억달러를 합하면 기업들이 직접 갚아야 하는 외채는 676억4,000만달러에 달한다.
논란거리가 또 있다. 공식적으로 기업외채가 아니지만 국내기업 현지법인이 외국현지에 개설된 국내은행지점에서 빌린 182억7,000만달러도 실질적으로는 기업의 달러빚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은행 지점들은 현지은행 등으로부터 달러를 빌려 기업에게 대출했고, 최종적으로는 국내기업 현지법인과 지급보증을 선 국내본사가 상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빚까지 합하면 기업의 달러부채는 최소 859억1,000만달러에 이른다.
■만기연장 차질때 위기
재경부는 1년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외채 비중이 25.1%로 떨어졌기 때문에 외채상환에는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외채규모가 예상보다 클 뿐아니라, 올해말까지 90억달러를 갚고 내년중에는 360억달러를 상환해야 하는 등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외채는 최근 이자가 크게 올라 실제 상환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에는 외채 만기연장률도 소폭 떨어지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이라고 밝혔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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