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쓰고 연출 ‘매직타임’서/햄릿대사로 관객 시종 웃겨『이 것(클로디어스왕)이 기도를 하다가 뒈져불믄 극락 가겠제. 그 꼴은 못보제』. 햄릿이 아니라 목포 깡패? 요즘 대학로의 허리를 꺾으며 배를 잡게 만드는 「매직타임」(11월1일까지 바탕골소극장)이다. 「햄릿」 공연장 분장실을 스케치한 영국작가 제임스 셔먼의 원작을 각색했다.
작품을 쓰고 연출한 이는 장진(28)씨. 『극중 「햄릿」 대사로 장난치는 게 우리 관객에게는 너무 낯설다』더니 「마당극 햄릿」의 멍석을 깐다. 과연 관객은 배를 잡으며 「햄릿」을 다시 본다. 명작의 무게를 털어버리고 우리 이야기로 바꾸는 실력은 3∼4년 전 TV 오락물 「좋은 친구들」의 「장진의 할리우드통신」이라는 코너에서 일찍이 선보였다. 장씨는 대가나 권위라는 말에 어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뿐만 아니다. 그는 평소 젊은 연극인으로서 불만이었던 점, 「선생님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죄 쏟아붓는다.
무엇이 그토록 자신만만한가. 『노력에 있어서는 누구에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장씨는 신춘문예에 당선한 95년부터 「허탕」 「서툰 사람들」 「택시드리벌」등 희곡 6편, 「엘리베이터」등 시나리오 2편을 쓰고, 「개같은 날의 오후」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등 영화 4편을 각색했다. 올해 「기막힌 사내들」로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더니 다음 영화 「간첩 리철진」은 (주)시네마서비스의 강우석 감독이 제작을 맡았다. 연극 영화 코미디를 넘나드는 멀티 창작인. 기획사 CMI의 매니지먼트를 받는 연극인. 세간의 언어에 익숙한 20대. 여러모로 튀는 가벼움은 장진씨에게는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장점으로 발현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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