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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은행 깊어가는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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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은행 깊어가는 갈등

입력
1998.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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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한일­인원 감축 싸고 3개월째 대립만/하나·보람­‘이름’ 여론조사후 서로 헐뜯기/국민·長信­주력업무·급여체계 이견 심각상업·한일, 하나·보람, 국민·장기신용은행간 합병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합병출범을 2개여월 앞둔 이들 은행은 「포스트 합병구도」를 선점하기 위해 인원조정과 합병은행 이름선정 등 사사건건 마찰을 보이고 있어 합병추진작업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상업·한일은행

합병발표 직후부터 「대등이냐, 흡수 합병이냐」를 놓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은행의 합병추진작업은 인원감축 문제로 3개월이 지나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일측은 최근 금융기관의 노사정 협의에 따라 9개 은행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32%선의 인원감축안에 합의, 이를 따를 것을 주장하는 반면 지난달 새로 들어선 상업은행 노조집행부는 절대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업측은 두 은행장간 합의에 따라 6월말 기준으로 인원을 동률로 줄이기로 합의한 이상, 「선(先) 당사자 합의, 후(後) 노사정 합의」를 주장하고 있다. 상업노조는 이 문제가 선결되지 않는 한 16일 희망신청 마감일은 지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보람은행

합병은행의 이름문제를 놓고 두 은행간 대립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두 은행은 당초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인지도가 높은 은행의 이름을 합병은행 이름으로 사용할 것을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주 실시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대해 불공정 시비가 제기되는 등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또 회계법인이 두 은행 자산실사의 최종결과를 발표하기까지 합병비율에 대해 밝히지 않을 것을 합의해 놓고 뒤에서 상대방의 부실규모를 크게 부풀려 이야기하는 등 「매타도어」공작도 난무하고 있다.

◆국민·장신은행

합병은행들중 자존심이 가장 강한 곳들로 꼽히는 두 은행은 주력업무 선정을 비롯, 인원감축과 봉급체계문제 등 서로 판이하게 다른 기존체질 탓에 의견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은측은 고액고객을 대상으로한 「프라이빗 뱅킹」체제를 내세우고 있는 반면 국민측은 기존의 「저인망 서비스」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이는 곧 인원감축 문제로 직접 이어진다. 현재 인원이 13대 1 수준으로 열세인 장은측은 현재의 인원수를 40% 이상 줄여야만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측은 자체인력이 1만5,000명이던 시절에도 우량은행이었음을 내세워 대대적인 인원감축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봉급체계에서의 갈등은 더욱 치열하다. 국민측은 지금까지의 「상후하박」형은 개선돼야 한다며 「인상안 카드」를 내밀고 있는 반면 장은측은 「고인력 고임금」의 현상유지안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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