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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서정윤 3색 사랑얘기/‘오후 두 시의 붓꽃’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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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서정윤 3색 사랑얘기/‘오후 두 시의 붓꽃’ 펴내

입력
1998.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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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만나는 ‘홀로서기’「홀로서기」의 시인 서정윤(41)이 소설 「오후 두 시의 붓꽃」(문학수첩 발행·전2권)을 냈다. 「홀로서기」는 87년 처음 나온 이후 5권까지 나오면서 300만부 가까이 팔린 시집이다. 시제목 홀로서기를 사회 각 분야에서 상징적으로 쓰이는 일반명사로 만들다시피 하며 서씨는 80년대 후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나는 홀로서기란 둘이 만나 서는 게 아니라 홀로 선 둘이 만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의문에 대한 탐색의 결과이다』. 서씨는 「홀로서기」라는 시의 관념적인 주제를 소설이라는 장르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소설은 시골중학교 교사로 평범한 삶을 살던 남자주인공이 스물일곱살 때부터 마흔 살까지 음악교사와 무녀, 문학도인 여제자등 세 사람의 여자와 겪는 사랑의 이야기다. 세 여자는 각각 첫사랑과 에로스적 사랑, 아가페적 사랑을 나타낸다. 어쩌면 뻔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베스트셀러 시집을 내는 교사라는 점 등 여러 면에서 서씨 자신의 이야기와 닮은 것으로 읽힌다.

서씨는 『시집이 나온 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나는 한편으로 늘 외로웠다. 나는 지금도 시적 방황과 갈등 속에 늘 외롭기는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그는 시집의 성공으로 얻은 것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다고 할 정도로 갖가지 구설에 시달려야 했다. 「홀로서기」가 값싼 대중적 감상에 영합한 읽을거리라는 게 그 주류였다. 이번 소설은 그에 대한 저자 나름의 답인 셈이다. 소설의 말미는 예순의 나이가 된 주인공이 젊은 날의 사랑을 반추하는 장면이다. 서씨의 소설은 소설 그 자체로서보다 우리 사회 베스트셀러 시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하는데 대한 하나의 보고서로 읽어도 좋을 법하다.<하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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