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의원들이 난생 처음 여당으로 국정감사를 맞아, 수위 조절에 고심하고 있다. 정부의 실정과 아픈 곳을 파헤쳐서 공론화하는데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국민회의의원들이지만 이제 여당으로서 불필요하게 문제를 제기하거나 오해를 유발해 정권의 힘을 빼는데는 주저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이다.문화관광위의 한 의원은 『야당때 같았으면 벌써 했어야 할 대언론 자료 요청도 참고 있는 것이 많다』며 『어느 선까지의 비판이 개혁에 보탬이 될 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주특기였던 「언론 플레이」도 자제하고 있으며, 오히려 자료 보안에 신경을 쓸 정도이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그래서 전 정부의 실정에 국감 포커스를 맞추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있다. 재정경제위의 한 의원은 『현 경제위기의 근원을 파헤치려면 어차피 문제지적은 전 정권을 향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재정경제위의 또다른 의원도 『지난 국감때 지적됐으나 시정되지 않은 사안들을 재론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국방위의 한 의원은 전정권의 고가무기 구입비리 의혹과 정보체계구축 난맥상에 관한 보고서를 준비중이다.
정부도 여당에는 자료제출에 소극적이라는 것이 의원들의 얘기다. 재벌·은행 개혁 관련 데이터를 요구했으나 아직 만족할 만한 자료를 얻지 못한 정무위의 한 의원은 『금융감독위의 업무 부하량이 과다한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동료의원이 장관인 부서의 경우, 문제가 있으면 따로 얘기하면 되지, 굳이 국감장에서 난리를 피울 것까지 있느냐는 정서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L의원 등 아직 「야당기질」을 탈피하지 못한 일부 「전사」들이 국감에서 한몫 보겠다고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당 지도부를 긴장시키고 있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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