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후보 양보 ‘슈뢰더 1등공신’국제 금융위기의 격랑을 헤치고 프랑스와 함께 유럽연합(EU)호의 닻을 올릴 독일 재무장관으로 사민당(SPD)의 카리스마적 지도자 오스카 라퐁텐(55) 당수가 12일 확정됐다.
라퐁텐은 원전건설 반대, 노동시간 단축, 국내경기 부양을 위한 임금인상, 외환거래와 세계화에 대한 규제, 유럽내 관세 조정 등을 주장, SPD내에서 가장 좌익에 가깝다. 94년 총선에서 콜 총리에 패배하긴 했지만 SPD내 온건중도노선을 이끄는 루톨프 샤핑 현 원내의장과는 항상 경쟁의 관계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차기 독일 총리는 라퐁텐과 샤핑을 각각 재무, 국방장관으로 무리없이 지명함으로써 당내 내분을 불식시키고 새 정부의 이념적 균형도 이루게 된 셈이다.
제빵기술자의 아들로 태어난 라퐁텐은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하다 SPD에 뛰어들어 일찍 정계에 입문했지만 부침도 많았다. 사상 최연소인 32세로 자르브뤼켄 시장 당선, 85년 41세로 자를란트주 총리, 90년 총선에서 사민당 총리후보로 헬무트 콜 총리에 맞서기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90년 총선에서 통일의 대위업을 달성한 콜 총리에 맞서 「독일통일은 온 나라가 술취해 저지른 일」이라고 비판하다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정치적인 패배뿐 아니라 광기의 여인에게 테러를 당해 목에 깊은 상처를 얻었고 연금 부당수령과 고급 콜걸과의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기까지 했다.
라퐁텐은 95년 샤핑에게 당수직을 이어받고 SPD의 전면에 당당히 재기했지만 올해 선거에서는 보다 온건한 이미지의 슈뢰더에 후보를 양보하고 16년 콜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데 1등공신역만 맡았다. 슈뢰더처럼 세번 결혼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약력
▲原電반대·세계화규제 주장 좌파
▲32세 최연소 시장 당선
▲콜걸 스캔들·3번결혼 ‘女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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