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섭섭하기만 하다”자민련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 총리가 12일 8선의 영예를 안겨준 「정치적 고향」 부여를 떠났다. 김총리는 이날 충남 부여 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자민련 부여 지구당 개편대회에서 지난달 입당한 김학원(金學元)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넘겨주고 사실상 30여년간의 지역구의원 생활을 마감했다.
김총리는 청와대 오찬회동이 끝난 뒤 부여에 내려와 『시원섭섭하다는 말 중에 시원한 것은 없고 섭섭하기만 하다』라는 말로 심경의 일단을 피력했다.
다소 굳은 표정의 김총리는 기자간담회에서 『63년이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한결같이 따뜻이 지원해주고 어려울 때 위로해준 부여군민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면서 『군민들과 함께 내일을 열 수 있는 젊은 대변자에게 책임을 맡겨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또 『후진양성이라는 의미에서 지역구를 이양했지만 영원한 부여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총리는 63년 6대 총선 이후 75년과 94년 친형인 종익(鍾翊)씨와 조남욱(趙南煜) 전 의원에게 잠시 지역구를 내준 것 외에는 줄곧 부여조직책을 맡아왔다.
김총리의 지역구 양보는 국정운영에 전념한다는 표면적인 이유외에도 내각제 관철을 위한 배수진의 의미와, 당내 원로의원에게는 후진들에게 길을 터주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부여=염영남 기자>부여=염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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