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의 급등과 함께 가시화하고 있는 국제경제의 이른바 「신3저」 기류가 우리경제의 불황과 IMF난국 탈출의 호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의 엔 강세, 달러 약세화의 급진전은 이미 미 연방준비은행이 선도한 국제금리 공조인하, 안정된 해외원자재 가격과 더불어 우리경제의 절실한 당면과제인 수출의 가격경쟁력 회복과 해외자금 유입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엔화는 주말인 9일의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당 116.9엔으로 거래를 마감, 지난 이틀 연속 하루 10엔폭의 폭등세가 사흘째 이어졌다. 엔화의 강세는 무엇보다 일본상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는 바로 경기활성화와 고용증대로 직결된다. 엔화가 10% 절상되면 2년간에 걸쳐 약 37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있다는게 무역협회의 분석이다. 국제금리의 공조인하도 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미 연준(聯準)이 추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가운데 영국, 스페인이 금리를 내렸다. 유럽단일통화 출범을 앞두고 금리인하에 소극적이던 독일도 유러권 금리를 저금리국인 자국수준으로 수렴시키도록 촉구하고 나섰다. 발목을 잡았던 인플레 우려보다 세계적 디플레 불안 확산이 금리인하와 금융완화를 재촉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이 역시 우리경제엔 엄청난 외채금리 부담을 완화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은 외자를 끌어 들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엔화강세가 얼마나, 또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는 물론 속단하기 어렵다. 최근의 엔폭등은 일본경제나 경기의 실체를 반영했다기 보다 미국 경제전망의 불안에 따른 반사적 달러 이탈에서 비롯된 것이고, 신흥시장 투자손실로 동요하는 국제 헤지펀드의 일시적 달러화 투매에 따른 투기적 요소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여건 변화를 무턱대고 낙관하는 것은 금물이지만, 찾아온 기회는 놓치지말고 때맞춰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국제경제여건의 변화를 주시하며 닥쳐온 호기를 IMF 국난 극복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10년만에 찾아온 엔고(高)를 수출증대로 연결시키기 위한 총력지원 체제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국제적인 저금리 확산을 계기로 우리의 외채구조를 개선하는 노력 역시 게을리 할 수 없다. 변화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종국적으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기반에 있음을 인식하고 경제의 구조개혁에 한치의 이완(弛緩)도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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