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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탄핵과 세계 경제(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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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 탄핵과 세계 경제(社說)

입력
1998.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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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안을 통과시켰다. 현직대통령 탄핵조사안이 의결된 것은 200여년 미국 역사상 세번째로, 인턴 여비서와의 불장난이 부른 파문이 그의 발목을 쉽게 놓아주지 않고 있다. 사태진전에 따라서는 탄핵조사의 부정적 영향이 미국은 물론 전세계로 번질 가능성이 한층 높다.미국내 여론조사 결과는 대통령 탄핵에는 부정적이다. 그러나 헌법에 따라 탄핵조사를 받게 될 클린턴 대통령의 앞날은 험난하다. 여론은 외부의 지원세력이 될 수는 있으나, 탄핵절차가 진행될 의사당안에는 공화당의 정적들이 포진하고 있다. 또한 사안이 섹스 스캔들이고 보면 민주당의원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클린턴을 옹호해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번 하원표결에서 31명의 민주당의원이 클린턴에 등을 돌린 것을 보면 의사당 안의 흐름이 여론과 일치한다고 볼 수도 없다.

11월3일 중간선거가 끝나면 하원법사위의 클린턴 탄핵조사 청문회가 열릴 것이다. 이번에 통과된 결의안이 조사기간과 범위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한 것만 보더라도 공화당의 전략적 계산에 따라 클린턴과 르윈스키등 관련증인을 출석시켜 온갖 질문을 퍼부으며 클린턴대통령에게 정치적 상처를 줄 가능성이 높다. 지난번 스타보고서 공개 때 확인됐듯이 청문회자체가 전세계의 미디어 이벤트가 될 것이 뻔하다.

문제는 클린턴 리더십의 무력화현상이다. 지금도 세계금융위기 대처에서 그의 허약함이 드러나고 있지만 장차 탄핵청문회에 출석하는 대통령이 제대로 나라를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물며 국제문제에 대처하는 집중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확산되는 세계금융 위기를 맞아 미국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2차대전이후 미국의 정치적 지도력 아래 전후안정을 이뤘듯이 세계 금융위기 또한 새로운 질서를 찾아야 하는데,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클린턴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다.

클린턴 탄핵의 분수령은 11월3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이다.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탄핵의 열기는 냉각될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상원에서 대승할 경우 클린턴은 탄핵을 피하더라도 진흙탕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세계각국이 흔들리는 미국의 리더십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국면을 맞게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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