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日 지인과 어울려 “우린 친구”/친분인사 초청다과日 참석자들 “납치 진상규명 계속”/정계 지도자 오찬野 당수 5명·前 총리 7명 초청 환담/오사카 동포 간담“고국위기때 외화송금 감사” 연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국빈방일 사흘째인 9일 아키히토(明仁)천황의 예방을 받고 작별인사를 하는 것으로 도쿄에서의 공식일정을 마친후 전용기편으로 오사카(大阪)에 도착했다. 김대통령은 도쿄를 떠나기 앞서 과거 민주화투쟁시절 도움을 준 일본의 학계·정계·언론계 지인 60여명을 초청, 다과회를 가진데 이어 정계 지도자들과도 오찬을 함께 하며 한일 공동선언의 성공적 실천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친분인사 초청 다과회
김대통령은 숙소인 영빈관에서 한승헌(韓勝憲) 감사원장, 최상룡(崔相龍) 고려대 교수등과 함께 일본의 오랜 지인들을 만나 과거 지지와 성원을 보내준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그토록 걱정해주어 내가 죽지 않고 살아 대통령으로 찾아뵙게 됐다』면서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인간 김대중으로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나를 친구로 삼은 것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이들 친분인사들에게 그동안 양국 외교관계를 감안해 자제해왔던 「일본군 위안부문제」「김대중 납치사건 진상규명」등 미묘한 문제에 대한 소신도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참석자대표인 무사코지 킨히데(武者小路 公秀) 훼리스 여대교수는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일본 정부가 피해가고, 김대통령이 관용으로 넘어가려는 문제에 대해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납치사건 등에 대한 진상규명 운동을 계속 펼쳐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다과회에서 테이블 마이크 대신 사회자용 스탠드 마이크를 사용하는등 시종 깍듯한 자세를 취했으며, 특히 즉석 연설을 통해 참석자들의 호칭을 「친구」라고 표현하는 등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전직 총리 등과의 오찬
김대통령은 이어 일본의 야당 당수 5명과 전직총리 7명을 오찬에 초청, 일본 정계가 공동선언의 차질 없는 실천을 위해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오찬에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씨 등 전직총리와 칸 나오토(菅直人) 민주당 대표,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자유당당수, 도이 다카코(土井多賀子) 사민당당수 등이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일본의 여야가 저의 방일을 환영하고, 한·일관계에서 20세기 초에 시작된 일을 20세기 안에 마무리하자는 의견을 지지해 준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오부치 총리는 정성과 노력을 다해 이번 방일이 성공하도록 도와줬다』면서 『그는 어제 만찬이후 오늘 새벽까지 어업협정의 미진한 부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돌봐주기도 했다』며 오부치총리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포 간담회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간사이(關西)신공항에 도착, 숙소인 데이코쿠(帝國)호텔로 향하는 도중 태극기와 일장기를 흔드는 재일동포 시민, 학생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뜻밖의 환영인파를 만난 김대통령은 일본 경호측의 만류를 물리치고 차에서 내려 10여분간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600여명이 참석한 동포간담회에서도 김대통령은 직설적인 표현과 유머를 섞어가며 즉석 연설을 해 시종 훈훈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김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은 일제에 한맺힌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반을 잡고 자식을 당당하게 키웠다』면서 『외환위기 때 3억달러가 넘는 돈을 송금해주는 등 끝없는 고국 사랑을 보내준데 대해 충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민단은 과거 여당을 지지해야 했지만, 이제는 공항에서 야당을 지지한다고 성명을 내도 아무 일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를 지지해주면 더 좋다』고 조크를 던졌다. 김대통령은 『오부치총리에게 동포들이 꼭 지방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여러분이 지방공무원이 되는 날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대통령은 동포간담회에 이어 일본 간사이지역 주요 단체들이 공동 주최한 만찬에 참석, 『외국인 투자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한국은 간사이지역 경제계의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며 『역사적으로 한·일간 경제 및 문화 교류의 중심지였던 간사이 지역 경제계가 양국의 경제협력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오사카=유승우 기자>오사카=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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