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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날짜 잡았지만 앞길 험난/한나라 등원결정과 향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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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 날짜 잡았지만 앞길 험난/한나라 등원결정과 향후정국

입력
1998.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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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稅風·銃風 등 메가톤이슈 ‘대기’/국감·경제청문회도 여야 ‘대치’한나라당이 9일 등원을 결정한데 이어 여야가 국회정상화 시기를 13일로 잡았지만, 정국의 전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세청 불법모금사건, 정치권 사정, 총격요청사건 등 메가톤급 현안들이 미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건의 수사결과, 사법처리 내용에 따라서는 정치판 자체가 뒤흔들릴 가능성이 상존한다.

정국의 불확실성은 국회 운영의 불안정성을 의미한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원내투쟁을 등원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어 국회가 여야대결의 장(場)으로 변질될 개연성이 높다.

구체적인 쟁점인 영수회담, 체포동의안 처리문제, 경제청문회, 북풍 국정조사논란 등을 놓고서도 여야의 편차는 너무 크다. 국정감사에서도 안기부 검찰 등과 한나라당이 물러설 수 없는 전투를 벌일 수 밖에 없다. 큰 흐름에서 개별 현안에 이르기까지 어느것 하나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영수회담/청와대 “아직은…”/野도 “제의오면 고려”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여야 영수회담의 방식과 시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12일 방일 성과 설명모임에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총재가 초청되는 형식이다. 둘째는 김대통령과 이총재가 단독으로 만나 정국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결론부터 말해 두 사안의 성사 여부는 모두 유동적이다. 특히 단독영수회담은 「영구미제」로 남게 될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먼저 12일 회동에 대해 국민회의측은 긍정적인 반면 청와대는 부정적이어서 김대통령 귀국후 최종조율여부가 주목된다. 청와대측은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이 영수 회동의 전제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러나 당측은 『의례적인 만남까지 기피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다.

단독영수회담에 대해서는 당정 모두 한 목소리로 『국세청 모금사건, 판문점 총격요청 의혹 등 검찰수사가 모두 종결되고 이총재의 「연루의혹」이 모두 해소된 뒤에야 가능하다』는 입장. 『이총재의 관련의혹이 완전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자리는 피하는게 좋다』는게 여권의 판단이다. 한나라당도 『여당에서 제의가 오면 생각해 보겠다』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어 상당기간 단독영수회담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신효섭 기자>

◎경제청문회/여야 실시원칙 공감/野 조기개최엔 반대

한나라당의 등원 방침으로 정기국회 하이라이트인 국정감사 실시 원칙이 분명해졌다. 하지만 경제청문회 실시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선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정기국회 회기내에 경제청문회를 개최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실시 시기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한달간으로 잠정 결정됐다. 두 여당은 『경제파탄의 책임이 과거정권에 있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미 청문회 위원을 내정,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청문회 개최 원칙에는 동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현시점의 개최는 경제회생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조기 개최에 소극적이다.

야당은 또 『고문조작의혹사건 등도 함께 조사하고 현여권의 야당시절 경제위기 책임론도 규명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고있다.

이같이 여야간에 시각 차이가 뚜렷한데다 여권 일각에서도 청문회 효용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청문회 개최여부와 실시 방식등은 모두 불투명한 상태이다.

국정감사와 관련 여야3당은 9일 수석부총무 회담을 갖고 평소보다 한달늦은 10월26일께 개시하기로 의견을 접근시켰다.

국감기간도 예년처럼 20일간으로 설정했으나 구체적 일정은 잔여 회기등을 고려, 신축적으로 조정키로 했다.<김광덕 기자>

◎총격요청 사건/與 “타협있을수 없다”/野도 “물러설수 없다”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 결정에도 불구, 「판문점 총격요청」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는 앞으로도 한동안 가파른 고빗길을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사안 자체가 워낙 막중한데다 검찰의 수사 결과에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정치생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등 여권은 우선 야당의 등원 결정이 총격요청 의혹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없고 미쳐서도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정치적 타협은 없으며 검찰의 수사에 의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고 관련자가 드러나면 성역 없이 사법처리될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나라당과 이총재측의 대응도 필사적이다. 한나라당측은 국회에서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권 발동, 상임위 활동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여(對與)투쟁을 계속할 것임을 밝히면서 특검제 요구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반격의 초점은 총격요청 사건을 이총재와 연결시키기 위해 여권이 고문조작을 감행했다는 데 맞춰져 있다.

이에대해 여권은 『이총재가 8일을 기점으로 총격요청 사건 자체를 조작이라고 했던 입장을 바꿨다』며 이총재의 「말바꾸기」틈새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이런 대치상황에서 검찰수사의 윤곽이 드러나 관련자의 소환 및 사법처리가 임박해지면 정가는 다시 핵폭풍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고태성 기자>

◎司正 의원 처리/등원따라 재론 여지/‘徐 의원 분리’ 의견도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은 검찰의 소환요구를 받은 비리혐의 정치인들과 이미 국회에 제출된 여야 의원들의 체포동의서 처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선 국회 정상화가 비리혐의로 검찰의 출두요구를 받은 여야 정치인들의 사법처리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여권의 「법대로」 사정원칙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에 상관없이 이미 노출돼 있는 비리혐의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를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권이 단독 강행처리 방침을 굳혔던 체포동의서 처리 문제는 한나라당의 등원으로 원점에서 재론될 소지가 충분하다.

이와관련,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총무는 9일 기자들과 만나 『교섭단체대표들과 충분히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공식적으로 체포동의서 처리를 반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는 여권 입장의 변화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자민련도 『국회가 정상화한 만큼 체포동의서 처리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청와대 등 여권 일각에서는 『국세청 불법모금사건은 일반 비리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 주목된다. 여권이 서상목(徐相穆) 의원 체포동의서를 다른 비리의원들 건과 분리해 강행처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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