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예상치 않은 「쌍둥이 3저」를 맞이하고 있다. 국내 3저와 해외 3저가 동시에 나타나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의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에선 달러약세(엔화강세), 미국 등 선진국들의 금리인하, 80년대 중반수준으로 떨어진 유가 등 3저현상이 급속히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리 임금 지가 등 요소비용이 크게 낮아지는 3저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다. 나라 안팎의 이같은 「쌍둥이 3저」를 제대로 활용할 경우 내실있는 구조조정과 성장이 가능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자칫 이 쌍둥이 3저에 단순 의지할 경우에는 오히려 별다른 득없이 구조조정노력만 망가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온기운(溫基云) 산업연구원 산업동향분석실장은 『이같은 변화는 경제회생에 걸리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의 동향이 아직 낙관하기는 이른 것이 사실이다. 또 국내 고비용구조의 완화현상도 심각한 경기침체의 결과물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김상환(金常煥)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럼에도 쌍둥이 3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달러를 확보, 외채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수출경쟁력을 최대화하는데 구조조정이나 정책조정의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김준형 기자>김준형>
◎해외 3低/달러 하락에 엔 초강세… 수출 호기/금리,하락세따라 투자자금 ‘국내로’/유가,86년 수준 떨어져 비용절감
■달러약세(엔화강세)=8월초 달러당 147엔대였던 환율은 8일 현재 122엔대까지 내려왔다. 불과 두달 사이에 달러가치가 20% 가까이 떨어지고 반대로 엔화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을 벌이는 조선 전기 전자 등 주요 수출품목들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달러대비 엔화가 10%절상될때마다 13억달러의 무역수지 개선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제금리=최근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 달러약세추세에 불을 당긴 미국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를 최고 1%포인트까지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뒤를 이어 유럽 등 선진국들의 동반금리하락이 현실화하면 국제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진다. 또 국내외 금리역전현상이 완화돼 해외자금조달이나 국내금리인하도 쉬워질 전망이다.
■유가=8일 현재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3.22달러로 이른바 「3저호황」을 누리던 86년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생산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아시아 경제위기로 수요는 크게 준 탓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중동정세 등을 감안할때 내년중반까지는 저유가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3低/금리,회사채 수익률 10%대 안정/임금,12% 하락… 고비용 급속 완화/지가,2분기 -9.49%… 하락세 지속
■금리=외환위기 직후 한때 40%선까지 치솟았던 콜금리는 이미 6%대로 떨어졌다. 대표적인 시장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도 지난해말 24%대에서 이달들어 10%대로 진입했다. 여전히 신용경색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환매채(RP)금리나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등 지속적인 금리인하정책을 펴고 있고 대기업연쇄부도의 위험성이 줄어든 만큼 당분간 저금리 기조의 정착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금융기관이나 증시를 통해 자금을 직·간접 조달할 수 있는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임금=노동부에 따르면 7월까지의 임금교섭결과 직원 100명이상 기업의 평균 임금인상률은 마이너스 2.8%로 80년이후 최저였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12.4%나 낮아졌다. 임금삭감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임금수준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지가=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 2·4분기 전국의 지가상승률은 마이너스 9.49%를 기록했다. 이는 75년 지가변동률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앞으로도 구조조정과정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개인이나 기업들의 구매력은 감소하면서 부동산 가격 하락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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