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국민 정서가 관건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공식 초청으로 일본 천황의 조기 방한 문제가 한일 양국간 외교 현안으로 떠 올랐다. 김대통령의 일본 천황 방한 초청은 90년 방일한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초청 이래 세번째. 그동안 그저 의례적인 언급 수준으로 끝났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양국 모두가 「한일 우호관계의 상징」 차원에서 진지하게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우선 김대통령의 의욕이 강하다. 7일 저녁 아키히토(明仁) 일본 천황과의 회담에서 방한을 공식 초청한 데 이어 8일 오전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천황 방한은 양국 우호관계에 크게 공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특히 아키히토천황이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밝힌 자리에서 김대통령이 과거의 고통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은 데 주목했다.
그동안 한국 국민의 응어리를 고려, 주저해 왔던 일본 정부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오부치총리는 이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했고 외무성에서도 「적절한 시기」를 중심으로 활발한 모색이 시작됐다. 우선은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21세기가 시작되는 2001년 방한이 논의중이다.
그러나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일본 천황 방한의 전제 조건으로 삼아 온 국민 정서 문제가 남아 있다. 8일의 공동선언에 담긴 오부치총리의 역사 인식과 이에 대한 김대통령의 평가로 양국간 과거 문제가 일단락됐다는 정부 견해가 얼마나 국민 정서에 파고 들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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