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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술’ 美서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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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미술’ 美서 호평

입력
1998.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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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국제미술박람회 독창적 색채 짙은 작품들 잘팔려/박영덕 화랑 9만달러 판매실적/불황탈출 해외마케팅 성공적「국적있는 미술로 승부하라」

미국 서부지역의 미술 활성화를 목표로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에서 1∼4일 열린 제1회 샌프란시스코 국제미술박람회(International Art Exposition)에서 박영덕 화랑이 한국성 짙은 작품으로 성공을 거뒀다. 한 화랑의 성공담이지만 불황탈출을 모색중인 국내 화랑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해외마케팅을 불황극복전략으로 세운 박영덕화랑은 지난 해 시카고 아트페어에서 6만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린데 이어 이번에는 약 9만달러를 기록했다. 6만5,000달러의 비용을 제하고도 2만5,000달러의 순이익을 내 국내 화랑들이 해외아트페어에서 거둔 실적 중 가장 성과가 좋다.

샌프란시스코 국제미술박람회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시카고 아트페어를 조직한 토머스 블랙맨의 기획으로 탄생했다. 올해에는 12개국 15개 외국화랑을 포함, 100개의 화랑이 참가했다. 오픈 스튜디오, 필름페스티벌까지 열려 축제무드가 강했고 관람객도 1만5,000여명을 넘었다.

매튜 막스, 래리 개고시언, 폴 캐스민, 앨런 스톤, 리처드 그레이, 바브라 매스등 세계적인 딜러와 화상들이 참가해 국제행사로서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참가작은 미국의 다문화적 속성을 반영하듯 페르낭 레제, 프랜시스 베이컨 등 대가부터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등 팝아트작가, 중국 서한(西漢)시대의 도자기, 탄자니아의 입상 등 아시아와 남미의 민속품까지 망라돼 복합적 풍경을 만들어냈다. 판매를 겨냥한 100∼200호 내외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뤄 비교적 「예술성」을 중시하는 바젤등 유럽 아트페어와는 대조를 이뤘다.

박영덕화랑의 작가 중 전광영, 함섭, 김창영씨의 작품은 특히 관심을 끌었다. 고서를 낱장으로 찢은 후 돌돌 말아 패널에 붙이는 방식인 전씨의 작품은 이국적 취향과 미니멀한 조형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지를 물에 불려 물감 대신 콜라주방식으로 풍부한 색감을 내는 함씨는 출품작 8점중 6점이 팔리고 2점이 예약되는 성공을 거두었다. 모래와 물감을 적절히 사용한 「샌드 플레이」연작으로 독특한 조형성을 선보인 김씨의 작품도 독창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백남준씨의 「TV피아노」 「TV첼로」는 팔리지는 않았지만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가인화랑의 작가로 참가한 배병우, 민병헌씨의 사진작품도 명상적인 분위기로 호평을 받았다.

박영덕 사장은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가해 외국컬렉터들의 취향을 알게 된 것이 좋은 성과를 거둔 비결』이라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박은주 기자>

◎박람회 기획 토머스 블랙맨/“유명 딜러 등과 네트워크 구축 필요”

『아트페어는 까다로운 비즈니스입니다. 개최지의 경제사정과 컬렉터의 경향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하지만 자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처럼 국제미술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나라는 유명 딜러나 큐레이터 등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갖추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제1회 샌프란시스코 국제미술박람회를 조직한 토머스 블랙맨(47)은 시카고 아트페어를 세계3대 미술견본시장으로 키운 미술계의 큰 손이다. 아이오와주에서 출생,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82년 시카고 아트페어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아트페어는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로 미술관 전시와는 다르다』며 철저한 상업적 마인드를 강조한 블랙맨은 『한국작가들의 작품은 아름답고 도전적이며 놀랍다(beautiful, challenging, surprising)』고 평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국제미술박람회의 개최시기가 베를린 아트페어, FIAC(파리미술견본시)가 비슷한데다 올해에는 상파울루 비엔날레까지 겹쳐 외국화랑이 많이 참가하지 못했다』며 내년에는 보다 많은 유명 화랑들이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샌프란시스코=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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