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경쟁·중복투자 해소 구조조정 큰틀은 잡혀/향후 5년간 투자비 20조원 절약/외자유치 촉진 효과 등도 기대/반도체 외부평가 승복여부는 미지수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그룹이 7일 7개 중복과잉업종의 대규모 사업교환 (빅딜)합의안을 발표함으로써 재벌구조조정의 큰 틀이 잡혔다. 5대그룹이 난산을 거듭한 끝에 이날 내놓은 구조조정안은 재계 자율 구조조정의 부분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그룹마다 적지않은 아픔을 겪으면서 해당사업을 그룹에서 분리하여 통합법인등을 출범시킴으로써 과잉경쟁및 중복투자 해소, 재무구조 개선, 수출증대 등 다목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과당경쟁 및 중복투자 해소의 계기 마련
5대그룹이 자율적인 합의안을 마련함으로써 중복 과잉투자의 후유증을 치유하고, 국내업체간 덤핑경쟁을 방지,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도차량업종의 경우 그동안 현대 대우 한진 등 3사의 저가수주경쟁으로 전동차의 단가가 94년 한량당 6억5,000만원에서 95년이후 4억∼5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번 합의로 기존 3사체제에서 현대와 대우한진 등 2사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경련은 이번 합의에 따른 파급효과로 7개 업종에서 향후 5년간 20조원의 투자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항공기 철도차량 등은 수출증대는 물론 외국업체와의 합작활성화로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항공기의 경우 현재 연간 수출물량이 2억달러에 불과하지만 단일법인 출범에 따른 경쟁력강화로 5년후에 1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가격및 물량면에서 아시아및 세계시장을 주도하게된 것도 성과중 하나다. 석유화학의 경우 삼성과 현대가 합치는 대산단지는 아시아 최대의 유화업체로 발돋움하게된다.
반도체도 현대와 LG가 「합방」하면 메모리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업체로 도약하게된다. 1위인 삼성전자와 현대LG연합군이 세계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되는 것이다.
■문제점
핵심쟁점인 반도체에서 책임경영주체 선정을 연기하고, 발전설비는 협상결렬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미완의 빅딜」이란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반도체의 경우 외부평가기관에 용역을 맡겨 11월말까지 경영주체를 선정키로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현대와 LG가 외부평가기관의 평가결과에 100% 승복할지 역시 미지수다.
정부는 이번 합의안에 대해 미흡하다며 조속한 추가 구조조정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날 경영주체 선정등 자구노력이 미흡한 반도체 발전설비 선박용엔진 철도차량업종에 대해선 기업 개선작업(워크아웃) 대상에 포함시켜 해당업체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도 구조조정합의 도출에 실패한 업종을 대상으로 여신중단등의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어서 해당업체의 추가적인 대응이 주목된다.<이의춘 기자>이의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