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모집 ‘쥐도 새도 모르게…’/“또다른 차별” 거센 반발/은밀성 악용 사기 빈발도/사측선 “청탁 방지” 항변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특정 명문대생 등을 대상으로 한 「그림자채용」 「연줄채용」등 갖가지 편법채용방식이 등장, 대부분의 취업준비생들에게 또다른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그림자 채용」은 기업들이 신문이나 PC통신 등에 기업명없이 모집요강만을 광고하거나, 대학 교수나 동문 등을 통해 은밀히 특정학생만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 해당자가 아니면 채용주체조차 알 수 없다는 의미에서 대학생들이 붙인 이름. 원래 금융권 등에서 특정 경력사원을 뽑기위해 도입된 제도였으나 최근 각 기업체의 신입사원 채용방법으로 일반화했다.
이미 올해 상반기부터 일부 30대 그룹사가 이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데 이어 S, L 그룹 등 우량 투자신탁회사들도 이달부터 이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선발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그룹의 경우 지난달 15일 회의를 통해 그림자 채용을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모 종금사의 경우는 일간지에 채용광고를 내면서 아예 우체국 사서함번호만 게재하기도 했다.
더구나 요즘에는 취업전문기관에 의뢰해 채용인원의 3∼5배를 「엄선」한 뒤 면접하는 방식도 등장했는가 하면, 일부 명문대 특정학과의 게시판에 채용담당자의 연락처만 적힌 쪽지를 붙여 희망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결원 등으로 소수 인원만 채용할 경우에도 엄청난 지원자가 몰려 부담도 큰데다 각종 인사청탁이 쇄도해 기업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하위권 대학은 물론, 명문대라 할지라도 경영, 공학 등 일부 전공을 제외한 학과의 학생들은 『경쟁할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봉쇄된 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K대 임모(22·여·국문 4)씨는 『아무리 기업나름의 사정이 있더라도 처음부터 일부 제한된 학생들로만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기업의 공익성을 망각한 횡포』라며 분개했다.
최근에는 이런 채용방식의 익명성과 은밀성을 악용, 취업사기까지 빈발하고 있다. 8월말 D,S,H대 취업지도실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기업 인사팀을 사칭, 여비서를 채용하겠다며 사기행각을 벌이던 30대 남자가 학생들에게 붙잡히기도 했다.
연세대 취업정보실 김농주(金弄柱) 주임은 『기업 대부분이 대학 등의 공식 경로는 완전히 배제한채 개인적 채널에만 의존하고 있다』면서 『정보제공 등 채용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대학과 기업내에 위화감이 조성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상연·손석민 기자>이상연·손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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