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브랜드 「문」을 운영하는 문영희(49)씨는 12일 열리는 파리 프레타포르테쇼에 국내 디자이너로는 유일하게 참가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몇몇 국내디자이너들이 참가했지만 껑충 뛴 환율때문에 올해는 참가를 포기했다. 문씨만은 매장 수를 줄이면서도 참가를 강행한 것은 「세계시장이야말로 살 길」이란 신념때문이다. 올해로 3년째 참가하는 그는 『외국디자이너들도 파리에 도전했다가 좌절하곤 한다. 최소한 5년은 꾸준히 참석해야 비로소 현지에서 인정을 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한다. 현지에서 「모던하고 실용적이면서 독창적인 미감을 지닌 옷」이란 평가를 받는 등 슬슬 주목을 받고 있는 터라 더욱 포기할 수 없었다.성균관대 불문과를 졸업한 그는 일년의 절반을 파리에서 지낸다. 80년대 중반부터 「문영희」라는 브랜드로 파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쇼룸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옷은 유럽 미국등에서 국내의 두 배 가격으로 팔리기도 한다. 그의 옷은 부드러우면서 단정한 한복의 선을 살린 것이 특징. 쇼에서는 장신의 모델들에게 남자 검정고무신을 신기는 등 전통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원단도 국산을 고집한다. 『2∼3년전부터 파리가 패션도시로서의 명성을 회복하면서 참가디자이너의 수도 두 배로 늘어나고 경쟁의식도 강해졌다. 세계무대에서 주목받기 위해서는 역시 한국적 미감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그가 선보이는 옷은 프레타포르테쇼에 내놓을 살구색 실크투피스. 민소매에 한쪽 소매를 장식으로 남겼고 레이어드스커트의 밑단에는 주름을 잡아 입체감을 줬다. 소재와 색에서 오는 부드러운 느낌이, 형태가 주는 파격을 누그러뜨린다.<김동선 기자>김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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