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재개발과 근무… 뇌물수수 구속/‘이대감’ 별명 부동산 사모아 땅부자서울시 6급 공무원이 특정부서에 12년동안 근무하면서 수백억원대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지검 강력부(박영수·朴英洙 부장검사)는 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재개발사업과 관련, 재개발전문회사인 (주)거삼 회장 최수현(崔壽賢·54·구속)씨에게서 96년 2월부터 10여차례에 걸쳐 모두 2억1,500만원을 받은 전 서울시 6급 이재오(李載五·62)씨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서울시 재개발과에만 12년동안 근무하면서 「이대감」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는 재직시 시가 200억원이 넘는 온천단지내 상가부지 1만7,000평을 구입하는 등 모두 40건의 대지 임야 단독필지 등 부동산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일부 부동산은 취득한지 15일만에 되팔아 짭짤한 양도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지금도 23건 3만여평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땅부자」이기도 하다.
검찰은 시가 200억원이 넘는 경북 김천시 부항면 파천리 1만7,000평의 임야 구입은 개발정보를 미리 빼내 투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94년 서울시청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모계장의 소개로 이땅을 구입했다. 전씨는 『온천개발 예정지가 있는데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땅매입을 권유했고 이씨는 5,000만원을 투자했다. 이 땅은 곧 온천단지내 상가부지로 지정되면서 취득가의 400배로 뛰었다. 전씨도 온천단지 일대 80만평의 땅을 사들여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이득을 취했다.
이씨는 91년에는 전남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돌산에 2억원을 투자, 지금도 쌍용석재 서울사무소 사장직함을 갖고 있다. 경기 군포시, 강원 고성군, 충남 천안시, 전북 고창군과 부안군, 서울 송파구 마천동, 서울 구로구 구로동 등 전국에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이씨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대지 100평의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이씨는 이권이 많아 서울시의 노른자위로 알려진 재개발과에만 12년동안 근무하면서 자리보전을 위해 현금보다 주로 귀중품을 상납해왔다. 검찰관계자는 『고가의 도자기 그림 수입양복지 등이 주요 상납품이었으며 학연과 지연으로 부서내 입지를 굳혀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북 K농고를 졸업한 이씨는 61년 경기 파주시 금촌우체국 교환원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68년 H대 야간학부를 졸업했다. 74년 서울시로 전출된 뒤 감사관실을 거쳐 84년부터 줄곧 재개발과에만 근무하다 96년 12월 정년퇴직했다.
담당수사관은 이씨가 구속되면서도 『풀려나면 나는 다시 200억원대의 재산가』라며 반성의 빛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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