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서울 집회 방해와 李 총재 稅風 모함 장외집회 못멈춰”한나라당은 30일 서울역 집회 폭력사건을 『해방이후 최대의 유혈 정치테러』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날로 예정했던 「경제 기자회견」을 아예 취소하고, 대신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란 담화문을 내놓았다. 여기서 이총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 ▲행정자치부장관과 경찰청장의 즉각 해임 ▲정부의 묵인내지 방조여부 해명 등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황낙주(黃珞周) 전 국회의장의 검찰소환 방침에 대해서도 『보복·표적사정』이라며 반발했다. 안상수(安商守) 대변인은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 전 부총재에 이어 황전의장까지 소환함으로써 이총재를 도운 핵심인사들은 모조리 솎아내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회창 죽이기와 야당와해 공작의 음모를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총재는 당초 서울역 집회를 끝으로 장외투쟁을 거두고 경제회견등을 통해 「정치복원」의 수순을 밟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서울역 집회가 유혈사태로 헝클어지고, 황전의장마저 검찰소환 대상에 오르자 「전면 투쟁」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이총재는 『현정권의 불순한 음모와 폭거에 맞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국민여러분에게 직접 호소하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해 장외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이와함께 「서울역 유혈 정치테러 진상조사단」을 구성, 테러정체와 배후캐기를 통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이슈화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또 국민회의가 주장하는 이총재의 국세청 사건 사전인지설에 대해 『서상목(徐相穆) 의원의 29일 기자회견문과 발언 어디에도 그러한 내용은 없다』며 『국민회의의 공세는 이총재를 흠집내려는 집요한 몸부림이자 참으로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장외투쟁과 전면대결로만 치닫기에는 당안팎의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데 한나라당의 고민이 있다. 『대화로 풀어나갈 기미만 보이면 꼭 한수씩 더 강경하게 나가는 게 정부여당 전략』이란 한 당직자의 「불평」은 한나라당의 갑갑한 처지를 역으로 입증해 주는 대목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국민회의/“테러주장은 무고 국세청 모금사건 이 총재 사전인지”
국민회의는 30일 한나라당이 서울역집회의 불상사를 「정치테러」로 주장하는데 대해 「파렴치한 무고(誣告)」라고 강력히 반박하는 한편으로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국세청사건 인지설을 제기했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은 국세청사건에서 음모적 행각을 벌였고 그런 발상에서 못 벗어난 탓에 서울역집회 불상사를 음모로 곡해하고 있다』고 공박했다. 국민회의는 논평을 통해 『우리 당은 5,000명밖에 모이지 않은 집회를 방해할 이유도 없고 방해를 상상도 해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이회창 총재를 「국세청사건의 몸통」으로 치고 나왔다. 국민회의가 문제삼은 대목은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의원이 전날(29일) 기자간담회에서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이석희(李碩熙) 전 차장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이회창 총재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부분.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서의원이 이총재의 국세청사건 사전인지설을 언급한 것은 몸통이 이총재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나아가 『이총재가 9월10일 특별회견에서 「국세청사건은 나도, 서의원도 모르는 일」이라고 완벽히 잡아뗀 적이 있다』며 『이제 이총재는 서의원의 언급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공박했다. 정대변인은 특히 『서의원의 증언은 사건전모가 밝혀져 처지가 곤궁해질까봐 한 발 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서의원의 발언 외에도 이총재의 동생 이회성(李會晟)씨의 미국방문에 의혹의 시선을 던졌다. 안연길(安然吉)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회성씨가 9월12일 급거 미국을 방문한 뒤 최근 귀국했다』며 『국세청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미묘한 시기에 미국을 방문한 목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부대변인은 『이회성씨가 이 전청장을 접촉, 귀국하면 공멸한다며 만류했다는 설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회의는 특히 간부회의에서 『서의원의 체포동의안은 개인비리 의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국세청사건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과시, 한나라당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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