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독극물 검출 토대/철저한 재수사 촉구키로러시아가 96년 10월1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생한 최덕근(崔德根) 영사 피살사건을 단순살해사건으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키로 해 이 사건이 영구미제화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당국자는 30일 『러시아 수사당국이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수사를 종결하겠다는 방침을 우리측에 알려왔다』며 『최영사피살사건이 테러범의 범행보다는 강력범의 소행이라는 최종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관련 테러가능성을 무시하고 러시아 수사당국이 단순살해사건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려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우리측은 사건 후 서울에서 실시한 2차부검 결과, 최씨 시신에서 북한 공작원들이 평소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독극물이 검출된 것을 토대로 북한이 관련된 테러일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정부당국자는 『최씨의 1차사인이 둔기에 의한 것인지, 독극물에 의한 것인지는 사건 규명에 중요한 단서』라며 『우리는 독극물이 최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러측은 둔기에 맞은 것을 사망원인으로 판단해 버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러측이 수사과정에서 북한외교관이 관련된 혐의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이 때문에 수사가 어렵다고 비공식적으로 밝혀온 적이 있다』며 『최근 빚어졌던 한러 외교마찰의 여파가 사건종결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커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최씨가 북한의 특수공작원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러측의 조기수사 발표를 촉구해왔으나 러시아는 북한의 입장 등을 고려, 철저한 비공개로 수사를 진행시켜 왔다.<윤승용 기자>윤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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