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株 교환조건 발행… 허가내준 재경부 ‘망신’포항제철 주식을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했던 두인전자가 EB발행 일주일만에 부도처리됐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코스닥 등록법인인 두인전자는 제일은행 초림역지점에 교환회부된 어음 8억8,700만원을 결제하지 못해 29일 최종부도처리됐다. 두인전자는 23일 자사가 보유중인 포항제철 주식 40만주와 교환해 주는 조건으로 1,530만달러(약 210억원)규모의 해외 사모교환사채를 발행했었다.
당시 재정경제부는 EB발행으로 특정기업의 외국인지분이 외국인투자한도를 넘게 될 경우 해당기업의 동의를 얻도록 외국환관리규정을 고치고도 개정 하루전에 두인전자가 EB발행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이를 허용해줘 논란이 일었었다.
두인전자가 EB발행에 성공하자 이틀동안 이 회사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거래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EB발행을 호재라고 판단,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손해를 본 셈이다. 증시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자금압박을 받아온 사실이 널리 알려진 두인전자가 거액의 EB를 발행한 것은 다른 전주가 이 회사의 이름만을 빌려 포항제철 주식을 외국인에게 처분함으로써 차익을 남기려 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재경부가 기업의 재무상태나 발행목적에 대한 면밀한 검토도 없이 적법성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EB발행을 허가해줘 시장을 혼란시키고 망신을 당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김준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