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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0돌에 부쳐/李東熙 서울산업대 전 총장·정치학(한국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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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군 50돌에 부쳐/李東熙 서울산업대 전 총장·정치학(한국시론)

입력
1998.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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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보다 더 무서운 적은 우리 내부의 대외의존 자세/이젠 독자군사력으로 설때북한에는 얼마전 「무단(武斷) 김씨 왕조」가 들어 섰다. 김정일이 예상을 뒤엎고 국방위원장의 직책만으로 실권을 잡았다. 영원한 김일성 수령의 유훈을 받들어서 남한정권을 쓰러뜨리고 적화통일하자는 기치를 다시 들었다. 그것을 온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미사일도 쐈고 세계 최대의 분열식도 거행했다. 참으로 북한은 예측할 수 없는 정권이 되었다. 인민을 기만하고 세계를 우롱하고 있다. 조직화한 선전으로 인민들에게 무슨 정보만을 들어야 하고, 어떤 생각만을 해야 하고, 어느 지도자만을 따라야 하고, 어떤 예술만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인민의 노동력은 집권자의 자산(Chattle)으로 착취되고 전 인민의 병영국가가 되어 버렸다.

그들의 도전을 우리는 받고 있다. 그래도 휴전 45년! 이 땅의 평화를 마치 전쟁을 수행하듯 지켜온 우리 국군이 참으로 위대하다. 그 반공의 전통있는 우리 군대 50년의 역사야말로 이 나라 어느 제도, 어느 집단보다도 혁혁하다. 군대없이는 주권이 없고 주권없이는 국가가 망한다. 그래서 이스라엘 50년의 주권도, 또는 영세중립의 스위스의 평화도 철저한 전 국민의 군대 참여로 지켜왔다. 아직도 우리는 분단의 민족적 비애와 민족적 고통인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우리 조국 땅에서 우리 군대의 존재양식과 이념은 무엇인가?

첫째로 우리 군대는 반민주적, 반민족적인 왕권의 군대와 대치하게 되었다. 지난 50년동안 우리 군대는 공산주의 침략을 막는 군대였으나 이제부터는 우리 민족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반동적인 김씨 세습왕조의 군대와 대치하게 되었다.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간직하고 민주주의와 자유경제를 수호하는 우리 군대로서, 그들에게 억눌리고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정의의 군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우리 군대는 더욱 민주화하여 철저한 이념적 무장을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정치적 이념이 중요해 질 것이다.

둘째로 우리 사회가 숭문(崇文)과 상무(尙武)의 균형있는 사회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역사상 성군으로 이 나라 문화부흥과 국토확장을 성취했던 세종대왕도 사실은 32년동안 전쟁지도자였다. 그 체제의 명장인 김종서, 최윤덕장군 등은 백전무패의 진실한 동반자로 좌의정까지 올랐다. 세종의 유언은 「한글전용」이 아니었다. 『우리 장수들이 있으니 태평성대가 있고 문화가 발달했다. 그들이 만들고 지켜온 두만강 압록강은 나의 생명선이니 한치도 물러서지 말라』고 하셨다. 문정위민(文政爲民)의 민본주의(民本主義)를 창도한 세종대왕의 철학이었다. 그런데 지난 문민정부(文民政府) 5년은 민과 군의 균형을 깨고 군대를 격하시켰다. 그리고 교만하게도 경제의 힘만 믿고 흡수통일 운운하다가 결국은 국론이 분열되고 빚더미 위에서 부패정부가 되어버렸다.

셋째로 이제 우리 군도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져야 할 때가 오고 있다. 냉전의 시대는 갔다. 한·미간에도 독자적인 국가이익 추구와 갈등이 있을 수 있다.그러면서도 50년 혈맹의 유대는 강하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서로의 독자적인 작전권을 가지고 주한 미군과 협조할 때가 오고 있다. 우리 군대의 독자적인 군사력이 극동지역에서 우리의 지성으로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유용하게 쓰여 질 때 국가생존의 명분이 서게 된다.

외세를 묶어놓고 돈벌고 경제발전만 하자는 얕은 수 때문에 우리는 20세기 초에 식민지가 되었다. 매달린 국방에서는 독자적인 문화가 안 나온다. 앞으로 시련을 겪을 우리 군대를 국민이 인정하고 사랑 하자! 우리 군대는 고급 민주시민 교육에서 세계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무서운 적은 북조선 인민군이 아니다. 국내에 만연돼 있는 대외의존적인 패배주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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