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野 조건없는 등원” 계속 압박여권은 27일 한나라당의 26일 대구집회를 「실패」로 규정하면서 『서울집회를 즉각 취소하고 조건없이 국회에 복귀하라』고 거듭 촉구하는등 압박을 계속했다. 여권은 특히 추석이전에 여야관계가 복원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독자적인 국회일정의 강행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28일부터 본격적인 상임위 활동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에게 직권에 의한 야대(野大) 상임위의 정수조정을 보다 강력히 요청키로 했다. 이와함께 여권은 「추석민심」이 정국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국세청 불법모금 사건을 중심으로 한나라당의 부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나갈 계획이다.
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 대변인은 이날 『이회창총재는 노골적인 지역감정 선동등 과거 야당 지도자가 차마 하지 못했던 모든 금기를 깨버렸다』면서 『이는 한나라당이 나라를 다시한번 망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윤호중(尹昊重) 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대구집회는 동원된 2만명으로 시작됐으나 가두행진때에는 20여명으로 줄어 대구시민의 냉담함만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공세의 초점도 국세청을 통한 세도(稅盜)사건에 맞춰졌다. 안연길(安然吉) 부대변인은 『세도사건을 저지른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 의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쓰고도 10월12일 후원회를 열기로 하는등 겉과 속이 다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꼬집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야 “대구여세몰아 서울 집회 강행”
한나라당은 26일의 대구집회이후 『민심의 소재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기세를 올리며 대여투쟁의 활시위를 더욱 팽팽히 당기고 있다. 『여권이 「지역감정 조장」을 내걸고 대대적인 여론몰이를 시도하고 있는 것은, 영남권이 현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는 데 따른 초조감의 역표현』이라는게 한나라당의 기본인식이다.
때문에 대구집회의 「성공」여세를 몰아 서울역 집회(29일)도 예정대로 강행하며 「장외의 힘」을 보여준다는 방침이다. 어차피 추석전에는 여야대치 해소의 물꼬가 트이기 어려운 만큼 현 단계에선 외길가기 수순을 밟아가며 여권을 압박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당직자는 『정치복원의 칼자루는 여권, 특히 청와대의 손에 들어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우리로선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한 측근도 『우리가 먼저 접촉의 손길을 내민다거나 굽히고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추석 연휴 이후에도 정국흐름에 별다른 변화가 없으면 경기 등 수도권과 마산·창원 등지로 장외집회 대상지역을 넓혀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 일각에선 「벼랑끝 타협」을 조심스레 점치는 시각도 있다. 추석연휴가 현재의 과열상태를 식히는 기회가 되고, 이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방일일정(10월7일)이 잡혀있어 뭔가 국면전환의 모티브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기대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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