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2년전 무덤서 애틋한 언문편지/안동大박물관 지난 4월 발굴 복원 공개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는 남편이 신고 편히 가도록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엮어서 삼은 신발과 함께 남편의 관에 넣은 애절한 사랑의 편지가 412년만에 빛을 보아 요즘 세태를 다시한번 생각케 하고 있다.
이 편지는 4월 경북 안동시 정상동에서 발굴된 조선 중기시대의 무덤에서 발견됐으나 당시는 상태가 좋지 않아 알려지지 않았다가 안동대 박물관에 의해 복원돼 일반에 공개됐다.
안동대박물관에 따르면 주인공은 31세로 요절한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 『원이 아버지에게, 병술년(1586년)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로 시작되는 가로 60㎝, 세로 33㎝ 크기의 한지에 붓으로 쓴 언문(한글)편지는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며 남편의 죽음을 애통해 했다. 편지는 이어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라고 적어 남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편지는 또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몰래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라고 적어 남편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당시 임신중이던 이씨 부인은 편지와 함께 남편이 소중히 여기던 태어날 아기의 저고리도 함께 관속에 넣었다.<안동=전준호 기자>안동=전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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