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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월街’ 美 금융도 불안/‘부실 헤지펀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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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밭 월街’ 美 금융도 불안/‘부실 헤지펀드’ 파장

입력
1998.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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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텀社 파산 위기 여파 또 언제 어디서 터질지/대형은행도 전전긍긍/유동자금 국채로 대이동대형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위기로 24일 152.42포인트 폭락했던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공업 평균지수는 25일 초반 100여포인트 빠지는 급락세가 반전되며 오히려 26.78포인트 상승한 채 폐장됐다.

29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LTCM의 도산으로 야기될 지 모를 금융 혼란의 우려를 덮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이 이뤄졌다는 소식에 하루를 경황없이 보냈던 월스트리트는 일단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대거 LTCM에 물린 줄 알았으나 JP모건, 뱅커스 트러스트, 트래블러스 그룹, 모건 스탠리 등은 「무사」한 것으로 전해진 때문이다.

당초 9억달러를 빌려준 것으로 알려진 체이스 맨해튼 은행도 1억달러 미만의 론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TCM의 최대 피해자는 스위스의 UBS, 독일의 드레스드너 방크 등 주로 유럽계이다.

하지만 「희소식」은 여기서 끝난다. 자본금의 50∼100배나 되는 차입금을 돌리는 헤지펀드의 속성상 언제, 어디서 터져 금융기관의 파산도미노가 이어질 지 모른다. 불길한 소식은 금융사뿐 아니라 월스트리트의 간판급 투자가들이 직접 물려 있다는 것이다.

베어 스턴스사의 수석 연구원인 데비드 브라운은 『FRB가 대형 헤지펀드에 대한 구제금융을 주선했다는 것은 미 금융기관도 이미 세계적 경제위기에 깊이 노출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언제 폭발할지 모를 「지뢰밭」에 들었다는 지적이다. 16개 금융사가 35억달러를 구제해 운영권을 쥔 LTCM이 위기를 넘길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불안의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안전한 금고」를 찾는 유동자금이 미 재무부발행 채권(국채)쪽으로 대거 몰려 이날 액면가 1,000달러짜리의 경우 8.75달러나 치솟았다. 금리인하가 확실시 되는데도 불구, 채권시장이 활기를 띤 것은 금융시장 혼란에 대한 투자가들의 불안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전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

◎‘롱 텀’ 신화와 몰락/첨단투자로 급성장… 러 위기로 와르르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는 뉴욕 월가의 투자자들 사이에 『너무 똑똑해서 망할 수 없는』 펀드로 통했다. LTCM의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경력부터가 예사롭지 않은데다 이들의 투자기법이 매우 과학적이었기 때문이다.

창업자인 존 메리웨더(51)는 91년에 출간, 증권가의 베스트셀러가 됐던 「라이어스 포커(Liar’s Poker)」에서 당시 살로먼 브라더스의 가장 뛰어난 펀드매니저로 꼽혔다. 그의 투자대상은 일본기업들이 발행한 주식과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여기에는 주식을 일정한 금액에 살 수 있는 옵션이 붙어있다는 점에 착안, 2차원 미분방정식으로 이 옵션의 가치를 계산해내는 「블랙­숄스 모델」을 이용해 투자수익을 올렸다.

바로 이 모델의 공동 개발자로 9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런 숄스(57) 스탠퍼드대 교수와 로버트 머튼(54) 하버드대 교수는 매리웨더가 94년 살로먼 브라더스를 떠나 LTCM을 만들때 파트너(동업자)로 참여했다. 또한명의 파트너인 데이빗 멀린스(52)는 하버드대 교수를 거쳐 재무차관보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지낸 인물.

LTCM은 창업 당시 투자자 1인당 최소 1,000만달러, 3년간 예치를 조건으로 투자자금을 모았다. 첫 31개월간의 투자수익률은 연간 48.3%. LTCM은 특히 다른 헤지펀드와 달리 미국과 일본, 유럽 각국 정부가 발행한 국채 옵션을 대상으로 투자해 안정성도 높았다. 최근에는 내년 1월 유러화의 출범을 앞둔 유럽 각국의 스프레드(가산금리)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그리스와 같은 스프레드가 높은 국채 옵션을 사는 투자를 많이 했다.

그러나 문제는 외부변수였다.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자 스프레드는 더욱 벌어졌고 LTCM도 몰락했다.<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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