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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이젠 ‘위기 부메랑’/차익챙기다 되레 발목 잡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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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이젠 ‘위기 부메랑’/차익챙기다 되레 발목 잡혀

입력
1998.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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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위기 보다 파장 클듯헤지펀드도 이제는 「안전지대」가 아니다.

세계적 「큰손」 조지 소로스가 러시아 경제위기로 자신이 운영하는 퀀텀펀드에서 20억달러를 날린 데 이어 미국의 대표적 헤지펀드인 롱텀펀드마저 최근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세계 금융위기의 다음 희생양은 헤지펀드가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자본시장을 자유자재로 휘젓고 다니면서 엄청난 차액을 챙겨왔던 헤지펀드도 더이상 국제금융시스템의 취약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는 아이러니다.

롱텀펀드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거물」들의 면면은 취약한 금융시스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채권거래의 전설적 인물」로 불리는 존 메리웨더가 94년 월가에서 창업한 롱텀펀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부의장을 지낸 데이비드 멀린스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마이런 스콜스, 로버트 머튼 등 월가의 전설적인 인물을 대거 거느리고 있다. 이들은 국제채권의 국가간, 현물·선물거래간 가격차익을 정교하게 계산해 내는 첨단 컴퓨터모델을 도입, 지난해까지 자본금을 3배까지 늘리는 등 세계 파생금융계의 떠오르는 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러시아사태 등으로 채권값이 급락하면서 최근 엄청난 손실과 함께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이다. 지금 세계금융계에는 퀀텀펀드, 롱텀펀드에 이은 제3의 헤지펀드 희생자가 조만간 드러나리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약 헤지펀드의 연쇄도산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세계금융계는 몇개 개도국이 도산하는 것 이상의 충격을 받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4,000∼5,000여개에 총규모만도 4,000억달러에 달하는 헤지펀드는 자신이 친 「덫」에 스스로 발목을 잡힌 꼴이 된 것이다.<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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